멕시코와 브라질에서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의심환자가 나왔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아시아는 물론 북미·중남미까지 번질 조짐이 보이면서 전세계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멕시코정부는 22일(현지시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의심환자 1명을 관찰 중이라고 밝혔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두 건의 의심 사례가 있다며 “한 건은 완전히 가능성이 배제됐고 타마울리파스주의 나머지 한 건은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마울리파스주는 멕시코 북동부에 위치해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이다.
멕시코 현지언론 밀레니오는 타마울리파스주 보건당국은 의심환자가 57세 멕시코국립공과대(IPN) 교수라고 전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약 보름간 중국을 다녀왔으며 발병지인 후베이성 우한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이 남성이 현재 열은 없고 마른기침을 하고 콧물이 나오는 증상이라고 전하며 현재 자가격리 상태에서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검사 결과가 나오는 즉시 발표할 예정이다.
남미의 브라질에서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의심환자가 처음 보고됐다. 브라질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주 보건국은 최근 중국 상하이를 여행한 뒤 지난 18일 귀국한 35세 여성이 급성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 증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보건국은 환자 상태가 심각하진 않으며 정밀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 보건부 산하 국가위생감시국은 긴급조치를 발령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차단에 나섰다. 브라질 당국은 전국의 항구와 공항, 내륙 국경 지역에서 검역 조치가 강화됐고, WHO 권고를 충실히 따르라고 지시했다.
러시아에서도 의심환자가 발생하면서 유럽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러시아 보건부가 23일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뒤 상트페테르부르크 풀코보 공항으로 입국한 러시아인 1명과 이보다 앞서 고국에서 돌아온 중국인 유학생 1명이 발열 등의 증상을 보여 각각 병원으로 이송돼 검사 및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보건부는 다만 이들 2명 모두 확진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보건부는 “미하일 무라슈코 장관이 이들 환자에 대한 처치를 직접 챙기고 있다”며 “환자들은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