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삼성은 애플의 ‘넘버 원’ 경쟁자”…또 삼성 거론
미 법무부와 애플, 아이폰 잠금 해제 문제로 갈등
다보스포럼 참석 트럼프, 22일 세 차례나 한미 FTA ‘치적’ 자화자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나는 애플을 많이 도왔다”면서 “나는 그들(애플)에게 (관세) 면제를 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는) 애플이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세 면제를 해준 대가로 애플이 아이폰 잠금 해제 문제와 관련해 미국 수사기관에 협조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방문한 스위스 다보스에서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와 인터뷰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애플을 매우 좋아한다”면서 “솔직히 나는 그들을 많이 도와줬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을 언급했다. 그는 “그들(애플)은 삼성과 경쟁한다”면서 “나는 삼성이 그들의 ‘넘버 원’ 경쟁자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은 한국 기업”이라며 “우리는 한국과 무역협정을 맺고 있어 그들은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애플의 관세 면제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삼성을 거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분쟁 당시 중국산 애플 제품에 대해서도 예외 없는 관세부과를 추진했었다. 이에 애플은 삼성과의 경쟁에서 애플 제품 가격 상승을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면제를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협상 진전을 이유로 지난 12월 15일로 예정됐던 관세 부과를 보류해 애플의 중국산 제품은 관세 우려에서 벗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애플)에게 (관세) 면제를 해줬다”고 말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에 반대급부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들(애플)이 우리를 조금 돕기를 원한다. 그들은 우리를 도와야 한다”면서 “나는 이 점에 대해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애플)은 많은 범죄자들과 범죄자의 심리에 대한 열쇠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통해)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발생했던 총기 난사 사건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애플)은 최근 플로리다에서 발생했던 사건과 관련해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그것은 너무 끔찍해 나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고 말을 맺었다.
미 법무부와 애플은 펜서콜라 기지에서 훈련받던 사우디 공군 소위가 총기를 난사해 3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지난 13일 펜서콜라 총기 난사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애플이 총격범의 아이폰 잠금 해제에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애플은 즉각 반박했다. 애플은 아이폰에 저장된 암호화된 정보에는 접근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총격범의 계정 정보, 아이클라우드 백업 자료, 거래 내용 등 기가바이트 분량의 정보를 당국에 넘겼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논란 과정에서도 트위터 글을 올려 “애플은 지금 당장 행동에 나서서 우리의 위대한 나라를 도와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다”면서 일본·한국·멕시코·중국·캐나다 등과의 무역협상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자화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거대한 합의를 했다”고 의미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 기자회견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무역 협상의 성공 사례로 꼽았다. 22일 하루 동안 세 차례나 한·미 FTA 개정을 치적으로 강조한 것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