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위기의 아내를 태우고 운전해 가던 남성은 애가 탔습니다. 가야 하는 병원은 멀고, 도로 위 차는 막혔기 때문이죠. ‘112에 전화해보자’는 생각이 스쳤고, 그는 이후 상황에 감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2일 유튜브 채널 경찰청에 올라온 영상은 최근 한 자동차 커뮤니티에 자신을 도와준 이름 모를 경찰에게 감사 인사를 남긴 남성의 사연이 올라왔습니다. 남성이 처음 올린 글에는 당시 다급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지난 18일 토요일 아침, 임신 12주 차인 아내가 하혈하고 배에 통증도 있다고 했습니다. 가까운 산부인과에 갔지만, 양수도 샌다며 큰 병원에 가길 권했습니다. 과거에도 한 차례 유산을 경험한 터라 마음이 다급해졌습니다. 분당의 한 병원으로 가려고 고속도로로 진입했습니다.
(영상이 일부 포털사이트에서 재생되지 않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운전석 옆에 앉은 아내는 통증과 두려움에 울고, 저도 정신이 없었습니다. 고속도로가 막히기 더욱 막막해졌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112에 전화해 상황을 설명해 드렸습니다. ‘혹시 순찰차로 에스코트가 가능하면 부탁드린다’고 부탁했습니다.
약속한 고속도로 인터체인지에서 경찰 차량을 만났습니다. 또 다른 순찰차까지 합세해 저희를 병원까지 에스코트해주셨습니다. 한 편의 영화를 찍은 것 같았습니다.’
그는 도로 위의 다른 운전자들이 양보해서 이른바 ‘모세의 기적’을 경험했다며 모든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아내가 입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한 남성은 “경찰관님 덕분에 무사히 빠르게 병원에 도착할 수 있어서 아기도 무사한 것 같다”고 감격했습니다.
이 글에는 많은 이들이 아이의 순산을 기원했습니다. 그러면서 “멋진 경찰관님, 차선을 내주고 비켜준 분들이 있어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올겨울이 너무 따뜻하다”는 사연 주인공의 말처럼 추위를 녹여버릴 만큼 훈훈한 사연이 많이 들려왔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