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산 산악사고 하루 4명꼴…지난해 1463건 발생

입력 2020-01-22 13:50 수정 2020-01-22 13:53
지난 17일 제주도 한라산에서 등반객들이 눈 쌓인 백록담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준비 없이 한라산을 올랐다가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나 체력 저하로 구조 요원을 찾은 등반객이 지난해 1463명으로 집계됐다. 계절별로는 단풍철에 사고 접수가 가장 많았고, 골절과 심정지 등 중상자는 겨울철에 집중됐다.

22일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 한라산을 찾은 탐방객은 84만8279명이다. 이 중 1463명(건)이 크고 작은 산악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 유형을 보면 찰과상이나 무릎 부상, 체력 저하 등 탐방객 스스로 이동이 어렵다고 느낀 경우가 1367명(93%)으로 가장 많았고 탈진 65명, 골절 24명, 사망 5명, 조난 2명으로 집계됐다.

코스별로는 정상탐방 코스인 성판악과 관음사 등반로에서 전체의 96%인 1407건이 집중됐다. 등반 구간이 길고 산세가 험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간대로는 산행 초기보다 산에서 내려올 시간대인 오후 2~6시 사이가 1245건(85%)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오후 6~8시 96건, 낮 12~2시 85건 순이었다. 나이별로는 50대가 315명으로 가장 많았으나 20~60대 구간에서 고르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별로는 단풍철 사고 빈도가 가장 높았으나, 미끄럼 등으로 인한 골절사고와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사고는 겨울철에 집중됐다. 최근에도 한라산 등반에 나섰던 60대 남성이 관음사 인근 등산로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지는 등 겨울에는 한낮에도 기온이 낮고 바람이 강해 몸 관리에 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산악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등반로 주요 지점에 자동 심장충격기를 매해 확대 설치하고 있다. 현재 19개로, 올해 6개가 추가 설치될 전망이다. 진달래밭 대피소 등 고지대 3곳에는 안전구조 요원을 배치해 간이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공원관리소 관계자는 “겨울철에는 추위와 눈에 대비할 수 있는 복장과 장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며 “산행 중 몸에 이상이 있을 때는 공원관리소 직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라산 탐방객 수는 2017년 100만1437명, 2018년 89만1817명, 2019년 84만8279명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