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영상을 단체 대화방에 공유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가수 정준영과 최종훈의 항소심 공판이 연기됐다.
21일 오후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윤종구)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준영· 최종훈 등 단체 채팅방 멤버 5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장에는 정준영과 최종훈 등 피고인 다섯 명이 모두 출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측에 “일부 변호인이 사실관계를 부인하거나 혹은 성적인 관계가 있었다고 해도 형법상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피고인들이 한 행위들이 정상적인 행위라고 주장하는건지, 비정상적이지만 범죄가 아니라는 건지, 아니면 형사소송법에서 말하는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건지 항소 이유서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한번 더 고민해보길 바란다. 정확한 항소 이유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피해자들의 심신상실 혹은 항거불능 상태에 대한 판단에 대해서 재판부는 “준강간의 구성 요건인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에서 신체가 반응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마음이나 의사결정 능력, 사물 변별능력 등과 관련해 문제는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며 “최근 음주사고와 관련해 참고할 자료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법리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판은 30분 만에 종료됐다. 재판부는 공판기일을 다음달 4일 오후 4시30분으로 연기했다.
정준영과 최종훈 등은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3월 대구 등에서 만취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정준영은 2015년부터 수개월 동안 지인들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불법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11차례에 걸쳐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정준영과 최종훈은 지난해 11월 1심 재판에서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나머지 카톡방 멤버인 클럽 버닝썬 MD 김씨와 유명 걸그룹 멤버 오빠인 권모씨에게는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연예기획사 전 직원인 허모씨에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판결 당시 정준영은 고개를 숙이고 눈시울을 붉혔고 최종훈은 오열했다. 하지만 이들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고, 검찰 측도 역시 항소장을 냈다.
소설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