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홍길 드론 수색팀, 네팔 안나푸르나 1차 수색서 ‘열 감지 실패’

입력 2020-01-22 10:38
엄홍길 대장의 드론이 찍은 안나푸르나 눈사태 사고 현장 영상 캡처. 빨간 색이 애초에 길이 있던 자리이며 그 위 초록색 화살표 방향으로 눈사태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의 실종자 수색 작업은 변덕스러운 날씨와 사고 현장에 두껍게 쌓인 눈과 얼음 때문에 지지부진한 상태로 물을 이용한 수색 방식이 추진되고 있다. 연합뉴스/엄홍길 대장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이끄는 드론 수색팀이 21일 네팔 안나푸르나 눈사태 사고 현장에서 1차 수색에 나섰으나 눈 속에서 열을 감지해 내는 데 실패했다.

엄 대장 수색팀은 21일 오전 6시40분(현지시간) 헬리콥터를 타고 사고 지점인 데오랄리에 도착했다. 사고 지점에서 KT 드론 전문가가 드론을 띄워 눈사태 전 지역을 상공에서 촬영했고, 엄 대장을 비롯해 4명이 눈사태 사고 지점부터 그 아래로 쓸려 내려간 곳까지 전반적으로 수색했다.

KT 관계자는 “21일에는 매몰 추정 지역 위주로 수색했는데 열 감지된 게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활용된 드론은 열 감지 카메라와 줌 기능이 있는 카메라를 장착, 눈 속 4m 깊이까지 사람의 체온 같은 적외선을 감지해 낼 수 있는 드론이었다.

이 관계자는 “22일과 23일에는 드론의 고도를 조금 더 낮추고 지역도 확대해 수색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나푸르나서 실종된 한국인 수색을 지원하기 위해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20일 네팔 포카라공항에서 헬리콥터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KT 관계자와 동행한 엄 대장은 드론을 띄워 사고현장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실종 5일째인 21일 수색에서 열 감지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갈수록 희박해지는 상황을 맞게 됐다. 네팔 구조팀의 앙 타시 셰르파는 AFP통신에 “사고 후 너무 많은 날이 지났다”며 “실종자에 대한 생존 희망을 갖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산과 계곡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좁은 길에서 발생했는데, 산에서 쏟아진 눈과 얼음이 길을 넘어 그대로 계곡으로 밀고 내려갔다. 이에 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계곡의 상당 부분이 눈과 얼음으로 채워져 공중에서 보면 평지처럼 보일 정도가 됐다. 계곡의 깊이는 50~100m가량으로 알려졌다.

매몰 추정 지역에는 네팔 구조팀이 빨간색 물품으로 네 군데 이상 표시를 해뒀다. 이 구조팀은 금속탐지 장비를 동원해 신호를 감지한 두 곳과 함께 육안으로 매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지점 두 곳 이상에 추가로 표시를 남겼다.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은 지난 17일 오전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산장에서 하산하던 중 네팔인 가이드 2명과 함께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다른 그룹 소속 네팔인 가이드 1명도 함께 실종됐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