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50주년 중심에 선 ‘기후변화’… 툰베리-트럼프 설전도 관심

입력 2020-01-21 17:12 수정 2020-01-21 17:54
세계경제포럼(WEF) 연차 총회가 열릴 스위스 다보스 콩그레스 센터 출입문의 로고. AP연합뉴스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기후 변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지면서 스웨덴 청소년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기후운동가, 기후변화 회의론자로서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미국 ABC방송은 21일(현지시간) WEF에 참가하는 툰베리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툰베리는 금요일마다 등교를 거부하고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대책을 촉구하는 운동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을 시작으로 기후변화 위기를 경고하며 세계 기후운동의 상징이 됐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대표적인 기후변화 회의론자로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주도했다.

두 사람은 행사 첫날인 이날 포럼에 참석해 연설한다. 툰베리는 이날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4시30분) ‘공동의 미래(Common Future)’ 세션 패널로 참석해 젊은 활동가들과 대화를 나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시간 뒤 특별 연설이 예정돼 있고, 트럼프 대통령 연설 직후에 툰베리는 ‘기후 종말(Climate Apocalypse)’ 세션에서 다시 대화를 이어간다.

두 사람은 몇 차례 설전을 벌인 바 있다. 툰베리는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당신들의 빈말로 내 어린 시절과 내 꿈이 사라졌다”며 세계 정상들을 꾸짖었다.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레이저 눈빛’을 보내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매우 행복한 어린 소녀”라며 조롱하는 듯한 트위터를 올렸다. 툰베리는 트위터 자기소개에 ‘밝고 멋진 미래를 기대하는 매우 행복한 소녀’라 수정하며 응수했다.

타임지가 지난달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터무니 없다”며 “그레타는 자기의 분노조절 문제부터 해결한 뒤에 친구들와 좋은 옛날 영화나 한 편 봐야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툰베리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과학자나 전문가들의 말을 전혀 듣지 않기 때문에, 그에게 아무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WEF는 이날부터 24일까지 ‘화합과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관계자들’을 주제로 진행된다. 특히 최근 호주산불로 관심이 커진 기후변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진다. 클라우스 슈밥 WEF 창립자 겸 회장은 “지구 온도 상승폭을 섭씨 1.5도로 제한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위험할 정도로 부족하다”며 지속가능한 개발을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기후 변화가 다보스의 중심에 섰다”고 전했다.

앞서 WEF의 ‘자연계 리스크 증가’ 보고서에 따르면 자연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직·간접적으로 의존하는 경제 규모는 44조 달러(약 5경1000조원)에 달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52%에 달하는 수준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 파괴가 경제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