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즘(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이 바이러스가 크게 확산돼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 및 전문가들은 우한 폐렴이 이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비해선 위험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감염경로와 치료법 등이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는 점에서 확산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번 우한 폐렴으로 중국에서만 200명이 넘게 감염됐고, 이 중 4명이 숨졌다.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우한 폐렴의 치사율은 2% 이하다. 반면 2015년 국내를 강타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186명이 감염돼 38명이 사망했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우준희 교수는 “현재 치사율을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그렇게 강력하진 않은 것 같다. 수치상으로 치사율이 10%였던 사스나 20~30% 수준이었던 메르스보다는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다만 “치사율은 유행이 종료돼야 최종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치명성을 말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현지에서도 비슷한 예상을 하고 있다. 저우쯔쥔 베이징대 교수는 “우한 폐렴은 메르스나 사스를 일으킨 바이러스보다 훨씬 덜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병은 급속도로 퍼지지도 않았고 사망률도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한 폐렴은 아직도 감염경로가 불분명하다. 설상가상으로 백신이나 별도 치료법이 없는 상태다. 의사의 판단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항생제 등 대증요법으로 치료한다.
우한 폐렴은 사스·메르스와 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이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우한 폐렴을 사람이 감염될 수 있는 7번째 코로나바이러스로 등록했다. 우한 폐렴과 사스·메르스는 친척인 셈이다. 실제 질병관리본부가 중국 푸단대학교를 통해 공개한 우한 폐렴 유전자 염기서열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번 감염증은 사스, 메르스와 각각 77%, 50%의 상동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매개체를 살펴보면 사스와 메르스 모두 숙주로 박쥐가 지목됐다. 우한 폐렴은 동물 또는 해산물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경로는 감염자의 침과 콧물 등이 다른 사람의 입과 코로 들어가는 ‘비말 감염’이다.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장은 “우한 폐렴도 코로나바이러스 일종이기 때문에 비말감염이 가장 유력한데, 공기 감염은 결핵처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굉장히 드물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