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21일 보수통합과 관련해 “그것이야말로 정부·여당이 바라는 함정에 들어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시 중구 한 식당에서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과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보수통합에 대해 회의적인가’라는 질문에 “야권에서 치열하게 혁신 경쟁을 하는 것이 나중에 파이를 합하면 훨씬 더 커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을 막으려고 더불어민주당을 찍고, 민주당을 막으려고 한국당을 찍는 상황이 계속돼 왔는데, 결국 수십 년 동안 남은 것이 무엇인가. 정치인들 밥그릇만 키워주는 꼴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저는 정치인 밥그릇이 아니고 국민들 밥그릇 챙기는 데 더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회계사인 김 전 집행위원장은 조국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조국은 적폐 청산은 콘트롤타워인 민정수석 자리에서 시원하게 말아 드셨다”고 비판했다.
또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전문가 그룹을 향해 욕설을 섞어가며 “위선자 놈들아, 구역질 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안 전 대표는 김 전 집행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 “해외에 있을 때 조국 사태가 나고 김경율 회계사의 용기 있는 행동에 대해 알게 됐다”며 “귀국하면 가장 먼저 뵙고 말씀을 나누고 싶었는데 응해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우리 사회가 공정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 어떤 점이 부족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인정받는 나라, 반칙과 특권 없는 나라로 가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서로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노력하면서 계속 연락을 주고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는 “공정은 진보와 보수가 상관없는 문제"라며 "내 편이면 옳고, 상대편이면 틀리다는 비상식적인 생각이 우리나라를 어렵게 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널리 퍼져있는 비상식의 바이러스를 잡아야 우리나라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의 만남 계획에 대해서는 “우선 (다른 분들을) 열심히 만나 뵙고 당 내외분들도 만나기로 했다”며 “대화를 나누면서 하나씩 상황을 파악하고 의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