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회 세계경제포럼(WEF)의 연차 총회 이른바 ‘다보스포럼’이 21일 개막했다. 올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기후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달아 연설을 할 예정이어서 전 세계가 두 사람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WEF는 최근 전 세계에서 창출되는 경제 가치의 절반 이상이 자연 파괴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생태계 붕괴가 곧 경제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 일부 동물의 멸종 등이 이번 포럼의 최우선 어젠다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 문제를 두고 그동안 수차례 설전을 벌여온 17세 소녀 툰베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나란히 연사로 등장한다.
툰베리는 현지시간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21일 오후 4시30분) ‘공동의 미래(Common Future)’ 세션 패널로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11시30분 특별 연설이 예정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후인 오후 1시 툰베리는 ‘기후 재앙(Climate Apocalypse)’ 세션에서 다시 등장한다.
툰베리는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세계의 리더들이 과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과학에 근거하여 연대하기 바란다.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을 취해달라”고 호소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툰베리는 지난주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화석연료 배출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다보스로 간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최측인 WEF도 툰베리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클라우스 슈밥 WEF 창립자는 포럼 개막을 앞두고 발표한 성명 ’우리가 원하는 자본주의는 무엇인가?‘에서 “툰베리는 현재의 경제 시스템을 고수하는 것이 미래 세대에 대한 배신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해관계자를 중심에 둔 자본주의가 새로운 모델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트위터를 통해 툰베리를 ‘저격’해왔다.
기후 변화를 중국이 조작한 가짜라고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툰베리를 ‘아주 행복한 소녀’라고 비꼬았다.
지난해 툰베리가 타임지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자 “정말 어처구니없다. 그레타는 그의 분노 조절 문제를 해결하고 친구랑 좋은 옛날 영화나 보러 가야 한다! 진정하라”고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53명의 국가 정상,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재계 리더 1680명,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국제기구 대표 2800여 명이 참석한다.
포럼의 주제는 ‘화합하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 관계자들’이며, 생태계와 경제, 기술, 사회, 지정학, 산업 등 6개 분야의 공개·비공개 세션 350여 개가 열릴 예정이다.
우리나라 재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등이 참가한다.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은 21일 오전 ‘프론티어 2030 : 기술을 통한 지속가능개발목표’ 회의에 참석한다. 22일에는 선진 제조 및 생산 부문의 이사로서 ‘중소기업의 4차 산업혁명 참여 확대를 위한 논의’와 ‘AMP 이사회’ 등의 회의에 패널로 참석한다. 특히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우리나라의 스마트공장 추진전략을 소개하고, 아울러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