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방문한 호주 남성, 우한폐렴 의심 증상…격리 조치

입력 2020-01-21 15:26
1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우한 폐렴) 진원지인 중국 우한을 방문한 뒤 이상증세를 보인 호주 남성이 격리 조치됐다. 호주에서 발생한 첫 의심 환자 사례다.

AFP통신은 호주 국영방송을 인용해 호주 북동부 브리즈번에 거주하는 이 남성이 최근 우한 폐렴 발병 지역인 중국 후난성 우한을 방문하고 귀국한 뒤부터 의심 증세를 보였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남성은 자택에 격리돼 호흡기 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 호주 보건당국은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보건당국 최고 책임자 브렌던 머피는 오는 23일부터 우한에서 시드니로 오는 비행기 탑승객을 가려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며 “이번 조치는 위험군을 파악하고 그들에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주에는 매년 100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방문한다. 매주 중국에서 약 160편의 여객기가 호주로 향하며 이중 3편은 우한에서 출발해 시드니에 도착한다.
20일 중국 베이징의 철도역 앞에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이 수도 베이징에서도 발생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 AP/뉴시스

코로나바이러스는 우한뿐만 아니라 쓰촨성, 원난성, 상하이 등지에서도 의심 환자가 나오는 등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다. 환자를 치료하다 의료진 15명이 집단으로 감염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명절 춘제를 전후한 대이동 기간에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직접 “인민의 생명 안전을 가장 앞에 높아야 한다”며 방역 강화를 지시했다. 연중 최대 명절인 춘제 전후 40일간의 특별수송 기간에는 연인원 30억명이 이동한다.

춘제를 전후해 중국인의 해외 관광이 급증하기 때문에 우한 폐렴이 국제적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미 확진자가 나온 한국, 일본, 태국을 비롯해 미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네팔 등 국가들은 우한에서 온 승객들에 대한 심사를 강화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의 경우 우한에 다녀온 후 14일 이내에 발열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사람을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2일 긴급위원회를 소집하고 ‘국제 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 여부 등을 포함한 권고 사항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