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센터를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국종 아주대 교수가 “아주대병원은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이라며 “이번 생은 완전히 망했다”고 허탈한 심경을 전했다.
이 교수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주대병원이 적자를 감수하고 어쩌고는 다 거짓말이다. 다 새빨간 거짓말이다”이라고 감정의 골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복지부에서 예산 그런 식으로 빼먹지 말라고 공문까지 보냈다”며 병원에서 예산을 올바른 데에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저희한테 예산 63억이 내려왔다. 그러면 간호사를 뽑아야 할 거 아니냐”며 “간호사들 증원이 안되면 외상센터가 버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외상센터 환자를 받을 때마다 손해가 발생했다는 아주대병원 측 주장에 대해 이 교수는 “2012년 12월2일 권역별 외상센터 1차 선정에서 떨어졌다”면서 “정작 떨어지니까 너(이 교수) 때문에 떨어졌다고 난리 치고, 떨어진 날 김문수 지사가 수술하고 있는 저를 불러내서 옆에 세워놓고 괜히 얼굴 마담으로 팔았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의 적자 주장에 대해선 “아주대병원 지난해 수익이 500억이 넘는다”며 “전국적으로 돈을 제일 많이 버는 병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4년도에 복지부에서 실사를 나왔다. 외상센터로 지정받으면 외상 환자만 수술하는 수술실 하나를 비워놔야 한다”면서 “그때 부원장이 자기 수술 빨리 끝내고 어디 가야 한다고 암 수술을 하다가 복지부 실사에서 딱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하반기 운영금 7억2000만원을 환수당했다. 그런 일을 한 사람이 지금 병원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아주대병원이 필요할 때마다 자신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상센터 지하 2층에 교직원 식당을 밀어 넣겠다며 사방에 다니면서 경기도 도의회 도의원들한테 그거 허락해달라고 하면서 저를 팔았다”면서 “‘이국종이 밥 먹을 데가 없다’면서 외상센터 지하에 교직원 식당을 넣어주면 이국종이 일하다 싹 내려와서 밥을 먹고 간다는 소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닥터헬기 소음 민원도 자주 들어오지도 않는데 병원 측이 민원을 문제 삼는다고도 말했다. 이 교수는 “20년 가까이 헬기를 타면서 환자와 환자 보호자들이 (소음 문제로) 저한테 항의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랬는데 민원을 핑계댄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민원 몇 개 들어오지도 않는다. 뭐 그렇다고 민원인들이 병원에 와서 시위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민원 넣을 수 있는 건데 설명하면 되지 민원 조금 들어온 것 가지고 10년 동안 사람을 쥐 잡듯이 잡았다. 아주 지긋지긋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앞으로 바람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바라는 게 뭐가 있겠나”라며 “다들 우리가 얼마나 당하고 있었는지 정말 모르실 거다. 우리 직원들도 다 헬기라면 치를 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에서 얼마나 힘들게 했는데, 죽어도 아주대에서 아주대에서 헬기 타는 일은 없을 거다. 저는 안 할 거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저 죽어도 한국에서 다시는 이거(외상센터) 안 할 거다. 저는 그냥 보직 내려놓고 의과대학에서 학생들 가르치는 일반 교수하면 된다”며 이직설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놓겠다. 저도 그냥 교수의 삶을 살겠다”며 “저도 이제 모르겠다. 이번 생은 망했다. 완전히 망했다”고 말했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