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경복궁 도는 600원짜리 도심 버스, 29일 시동

입력 2020-01-21 11:26

서울역과 명동, 남산, 경복궁 등 서울 주요지점을 도는 도심 순환 버스가 29일 첫 시동을 건다. 요금이 시내버스(1200원)의 반인 600원인 데다 추가 요금 없이 지하철·시내버스로 환승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노란색으로 색칠해 기존 간선버스(파란)·지선(초록)·광역(빨강)과 구분했다.

서울시는 서울 사대문 내 녹색교통지역을 달리는 4개 노선 ‘녹색순환버스’ 운행을 29일 전면 개시한다고 21일 밝혔다. 개통식이 열리는 29일은 오전 10시, 30일부터는 오전 6시30분 운행이 시작된다.

기존 시내버스와 달리 같은 번호 버스를 재탑승해도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30분 이내(오후 9시~오전 7시는 1시간)로만 재탑승하면 최대 4회까지 추가 요금부담이 없다. 특정 장소에 잠깐 들르거나 관광하려는 이들에게 유리하다. 일일 총 27대 버스가 오전 6시30분~오후 11시 운행한다.

지하철, 시내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혜택이 그대로 유지된다. 예컨대 녹색순환버스를 탔다가 지하철로 환승할 경우 지하철요금(1200원)과 순환버스요금(600원)의 차액(600원) 추가 없이 환승할 수 있다. 단 기존 환승처럼 거리에 비례한 추가요금은 부과된다.

총 4개 노선으로 구성된다. 01번은 서울역~서대문역~독립문~사직당~경복궁~창덕궁~동대문~을지로~서울역을 순환하는 도심외부순환 노선이다. 02번은 남산타워~예장자락~충무로역~동대입구역을 도는 남산순환 노선, 03번은 시청~경복궁~인사동~종로2가~명동~시청을 찍는 도심내부순환 노선, 04번은 남산타워~시청~종로2가~동대문~DDP~동대입구역~남산타워을 거치는 남산연계 노선이다.

서울시는 교통카드, 택시, 따릉이 이동 데이터 등 교통 빅데이터를 활용해 노선을 설계했다. 시민들의 주 활동지역인 업무지구(시청‧을지로 일대)와 관광객들의 주 목적지(인사동, DDP, 명동, 남산타워 등), 고궁(경복궁, 덕수궁, 운현궁 등)을 효과적으로 연결했다. 향후 승객수요, 이동현황, 배차간격 등을 점검해 지속 보정‧보완할 예정이다.

그동안 서울시는 예산 문제에 막혀 도심 순환버스를 운영하지 못했다. 순환버스를 도입해 종로~중구 등 기존 부실 시내버스 노선 구간을 메울 필요가 있었지만 ‘이용수요가 적어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추진이 막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녹색교통지역 내 5등급 차량 운행제한 조치로 상황이 반전됐다. 해당 조치는 5등급 차량 한양도성 녹색교통지역 진입시 과태료 25만원을 부과하도록 한다. 과태료 수입으로 운영적자를 보전할 수 있게 되면서 순환버스를 운행 여력이 생겼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