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은 올해 혁신성장, 소재·부품·장비, 중소중견 기업 등에 69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경기 하방리스크에 대응해 침체된 수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유망기업에 방점을 두는 ‘히든챔피언 육성프로그램’도 이어나간다.
수은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16층에서 방문규 수은 행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수은은 올해 69조3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59조8000억원)보다 9조5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중점지원 대상은 혁신성장, 소·부·장, 중소중견 기업, 해외인프라 등 4분야다.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혁신성장에는 지난해보다 9% 증액된 8조5000억을 지원한다. 소·부·장(20조), 중소중견 기업(28조1000억원), 해외인프라(12조원)에도 지난해보다 5~41% 증가한 예산이 투입된다.
특히 글로벌 중소중견 기업 육성에는 8조원을 편성했다. 해외 무대에서도 경쟁력 있는 ‘한국형 히든챔피언’을 만들겠단 구상이다.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기업 234개사를 선정해 우대금리 확대 등 맞춤형 금융을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 수출규제 관련 기업 지원도 강화한다. 수입대체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에 5조5000억원을 지원한다. 여기에는 수입대체처 전환에 소요되는 비용, 수입대체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 비용, 기술보유기업 인수합병(M&A)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다.
수은은 정부의 신남방·신북방 정책에 발을 맞춘 지원 계획도 내놓았다. 정부가 개발도상국 경제발전을 원조할 목적으로 설치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에 1조1850억원을 집행한다. 아시아의 개발도상국 대상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인프라 확대로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에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겠단 것이다.
이밖에 정부의 대북정책 및 남북 교류협력사업 지원이나 주요 기업(대우조선, 성동조선, 대선조선)의 구조조정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방 행장은 “국내 기업들이 걱정 없이 마음껏 새로운 분야로 도전할 수 있도록 새 금융 패키지와 상품을 끊임없이 개발하겠다”며 “응변창신(應變創新)의 마음가짐으로 올해를 희망차게 시작해보겠다”고 밝혔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