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센터장 그만 둘 것…닥터헬기 뜨는 일 없을 거다”

입력 2020-01-20 08:44 수정 2020-01-20 10:32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센터장을 그만 두겠다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20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센터장이란) 보직을 내려놓고 아주대 다른 교수들처럼 지낼 것”이라며 “내가 몰아붙여 (닥터)헬기 뜨고 하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은 임기가) 1달이면 끝날 사람”이라며 “그 사람이 물러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지금 있는 병원장이나 부원장이 조금이라도 도와줬으면 이 사단이 안 났을 것”이라고 했다.

이 센터장은 울먹이며 “최근 몇 년 간 간호사들 보기가 면목이 없었다”며 “내부에서 다들 힘들어 해 ‘조금 있으면 보건복지부에서 지원금이 올 것이다’ ‘사람 충원될 것이니 기다려라’ 하며 간신히 끌어왔는데 내가 사기 친 꼴”이라고 했다. 이어 ”손가락이 부러져 나간 사람이 몇 명인지 모른다”며 “부원장이란 사람이 임신한 간호사 불러다가 (닥터)헬기 시끄럽다고 소리를 바락바락 지르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센터장은 “아주대가 2012년 권역외상센터 1차 선정에서 떨어졌는데 그 때 병원에서 난리도 아니었다”며 “나는 ‘그렇게 적자네, 죽어나네’ 할거면 (권역외상센터를) 하지 말자고 했는데 병원에서 밀어 붙였다”고 했다. 그는 “복지부에서 도와준다니까 그것만 믿었는데 복지부에서 조금만 팔 걷었으면 해결됐을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아주대에서 (권역외상센터는) 가망이 없고 아주대는 외상센터를 하면 안 된다”며 “나도 이제 그만 둘 것”이라고 말했다.

외상센터 내부에선 권역외상센터 운영 문제를 둘러싸고 아주대병원 본원과 이 센터장 간에 불거진 갈등이 유 원장 사임으로 무마되려는 분위기란 말이 나오고 있다. 유 원장의 임기는 2월말이며, 오는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지난 16일 베트남으로 출국해 19일 귀국했다.

아주대병원 측은 이 센터장이 지적하는 문제들을 종합해 이번주 중 공식입장을 낼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