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라이트급 주제에 헤비급 도발” 발언 中대사 초치

입력 2020-01-19 17:33 수정 2020-01-19 18:12
구이충유 스웨덴 주재 중국대사. 연합뉴스

스웨덴 언론을 헤비급 권투선수에 도발하는 라이트급 선수에 빗대며 비하하는 발언을 쏟아낸 스웨덴 주재 중국 대사를 스웨덴 정부가 불러들였다고 AP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구이충유 스웨덴 주재 중국대사는 지난 14일 현지 공공방송인 SVT와 인터뷰에서 스웨덴 언론이 중국에 내정 간섭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으로 스웨덴 언론이 어떠한 부분에서 중국의 내정을 간섭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구이 대사는 중국과 스웨덴 언론의 관계는 두 명의 복서를 연상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는 “48㎏ 라이트급 권투선수가 86㎏의 헤비급 선수에게 도발하며 불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친절과 선의를 가진 헤비급 선수는 라이트급 선수에게 몸조심할 것을 충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정부는 이같은 발언을 “용납할 수 없는 위협”으로 규정하며 이날 구이 대사를 초치했다.

안 린데 외무장관은 SVT에 “언론의 자유가 만개한 스웨덴에서 중국 대사의 발언은 매우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의 자유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강력한 인권의 옹호자로 인정받는 스웨덴에서 구이 대사는 언론을 향해 재갈을 물리려 했다고 지적했다. 린데 장관은 “중국 대사관과 구이 대사에게 표현의 자유는 헌법적으로 보호돼야 한다는 점을 반복해서 말했다”고 전했다.

스웨덴과 중국은 지난 2015년 스웨덴 국적 홍콩 출판업자인 구이민하이가 중국에 구금된 이래 외교적 갈등을 겪어 왔다. 구이민하이는 중국 정부가 금서로 지정한 도서를 홍콩에서 판매했다가 실종됐으며, 이후 중국 당국에 구금된 사실이 드러났다.

국제문인단체인 펜(PEN) 스웨덴 지부는 지난해 10월 구이민하이에게 정치적 박해를 받는 작가와 출판업자에게 부여하는 상인 ‘투홀스키상’을 수여했다. 수상식에는 아만다 린드 스웨덴 문화부 장관도 참석했다.

이에 대해 구이충유 대사는 “잘못된 행동은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고 스웨덴에 경고했다. 이 외에도 중국은 지난해 11월 자국 기업 대표단의 스웨덴 방문을 취소하는 등 보복 조치에도 나섰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