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가 한 구덩이서 나란히…4·3희생자 유해 12명 신원 새롭게 확인

입력 2020-01-19 15:43 수정 2020-01-19 15:45
제주4·3때 학살돼 제주국제공항에 묻혔던 희생자 유해 중 12구의 신원이 추가로 확인됐다.

제주4·3평화재단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제주공항 인근에서 발굴된 유해의 유전자와 지난해 추가 채혈을 통해 확보한 유전자를 비교 감식한 결과, 4·3 행방불명희생자 12명의 신원이 새롭게 밝혀졌다고 19일 밝혔다.

모두 제주 서귀포 사람들로, 5명은 1949년 군법회의 사형수이고, 7명은 1950년 예비검속 희생자로 확인됐다. 이들 중에는 군법회의와 예비검속을 통해 희생된 서귀포시 상효동 출신 형제들의 신원이 나란히 확인돼 70년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앞서 제주에서는 2006년부터 2018년까지 화북동과 제주공항, 남원읍 태흥리, 도두동, 선흘리 등에서 405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유전자 감식을 통해 121구의 신원은 확인됐고, 이번에 12명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신원 확인 희생자는 총 133명으로 늘었다.

제주도와 4·3평화재단은 신원 감식을 위해 지난해 유가족 291명에 대해 추가 채혈을 실시해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와 생물학적 연관성을 찾아왔다.

제주4·3평화재단은 2019년 새롭게 확인된 희생자 12명 등에 대한 신원확인보고회를 오는 22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교육센터 강당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