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히말라야 등정 직지원정대 “데우랄리 눈사태는 처음”

입력 2020-01-19 11:29 수정 2020-01-19 14:16

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트레킹하던 한국인 교사 4명이 눈사태로 실종된 데우랄리(3230m)는 눈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은 안전한 지형으로 알려졌다. 산악인들은 “데우랄리에서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박연수(56)전 직지원정대 대장은 1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고가 난 데우랄리의 경우 어는 산악인도 눈 사태가 발생하는 위험지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상 이변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전 대장은 “습기가 많은 눈이 절벽에 쌓이면서 무너진 것 같다”며 “그동안 이곳에서 눈 사태가 발생한 기록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지형적으로 눈이 쌓이는 조건이 아니다. 습기가 많아서 절벽에 쌓인 눈이 떨어진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전 대장은 “보편적인 여행사의 일정은 시와이(1380M)에서 하룻밤을 자고 데우랄리로 이동해서 A.B.C(4130m)까지 오르는 코스”이라며 “아무리 차를 타고 가도 데우랄리까지 이틀 정도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직지원정대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直指)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2008년 출범했다. 원정대는 지난 14일 히말라야에 오른 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 전 대장은 히말라야에 30여 번 이상 다녀온 베테랑 산악인이다.

이번 사고는 현지시간 17일 오전 10시30분∼11시(한국시간 오후 1시45분∼2시15분)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트레킹 코스인 데우랄리 지역에서 하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트레킹에 나섰던 교사 9명은 데우랄리를 향해 걸어가다 좋았던 기상상태가 폭설과 폭우로 급변한 것을 보고 하산을 결정했다. 선두그룹에 속한 교사 4명과 가이드 2명이 먼저 내려가고 그 뒤로 교사 5명과 가이드가 뒤를 따랐다. 눈사태가 발생한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두그룹 6명이 갑작스러운 눈사태에 휩쓸렸고, 뒤따르던 일행은 신속히 몸을 피했다.

18일 오전 네팔 경찰구조팀이 현장으로 급파됐지만, 접근이 어려워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는 며칠째 폭설이 내리는 등 기상여건이 매우 좋지 않은 상태다.

홍성=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