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남북관계 개선 美지지 재확인”…美 “해리스 대사 신뢰”

입력 2020-01-19 08:04
이도훈, 북한 개별관광에 “한·미 협의 시작.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
한·미 합의해도 북한 동의 얻어야하는 난관 남아
북한 개별관광 놓고 한·미 이견 완전히 해소되진 않은 듯
미 국무부 “해리스 대사, 크게 신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7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회동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이어 “한·미가 남북관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 평화 정착에 관해서 긴밀히 공조해나가도록 한다는 데 대해서도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비건 부장관과 전날 가졌던 한·미 북핵 수석대표 회동 결과를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남북관계 개선 자체에 대한 미국의 일관된 지지 입장을 잘 확인해 줬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의 발언은 우리 정부의 북한 개별관광 구상과 관련해 미국의 지지를 확인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본부장은 북한 개별관광 등 남북관계 개선 협의에 대해 “한·미 간 협의가 이제 시작됐고 시간을 끌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빨리 협의를 진행시켜 나가면서 속도감 있게 같이 협의를 진행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통일부가 개별관광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면 미국과 협의를 속도감 있게 진전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객이 북한 내 반입이 금지된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들고 갈 경우 대북 제재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게 하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합의를 이뤄낸다고 해도 개별관광이 성사되기 위해선 북한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우리 정부는 중국과 일본·러시아 등과도 협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연합뉴스

하지만 북한 개별관광을 놓고 한·미 간 시각차가 완전히 좁혀진 것 같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16일 우리 정부의 북한 개별관광 구상에 대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말한 부분의 여진은 계속됐다. 남북협력 사업을 추진할 경우 미국과 먼저 협의하라는 해리스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 여권에서는 내정간섭 비판이 제기됐다.

우리 정부는 군인 출신인 해리스 대사의 직설적 화법으로 뜻이 와전된 측면이 있으며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미국 정부의 기본 입장과 거리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해리스 대사는 국무장관과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일한다”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우리의 대사를 크게 신뢰한다”고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한국에서 빚어진 논란에서도 불구하고 해리스 대사에 대한 신임을 재차 피력한 것이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우리 정부의 북한 개별관광 구상에 대해선 “개별적인 사안은 현재 북·미 사이에 진행 중인 대화와 협상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피해갔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한국, 일본이나 그 누구든 북한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것을 항상 환영하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또 “대북 제재는 미국과 북한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우호적인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될 것이며, 미국은 올해 이런 합의에 이르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