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아무도 없는데 ‘로그인됐다’고…” 여성이 받은 ‘섬뜩한 알람’

입력 2020-01-17 18:00
게티이미지뱅크

여성이 혼자 사는 인천 한 오피스텔에 한밤중 누군가 침입한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7일 인천 삼산경찰서에 따르면 부평구 한 오피스텔에 거주 중인 30대 여성 A씨의 신고가 접수된 건 전날 오전 11시쯤이다. 외출 중 아무도 없는 자신의 집에 누군가 들어온 것 같다는 의심으로 경찰에 도움을 청한 것이다.

A씨가 전한 상황은 이렇다. A씨는 외출 중이던 당일 오전 0시14분쯤 이상한 메시지를 한 통 받았다. 집 안에 있던 노트북에 설치된 PC 카카오톡이 켜졌다는 알람이었다. 당시 A씨의 노트북에는 비밀번호가 설정된 상태였다. 이 비밀번호를 풀고 노트북이 켜지면 PC 카카오톡 ‘자동 로그인’ 기능이 실행되고, A씨 휴대전화에 알람이 가게 돼 있다. A씨는 바로 이 알람을 실시간 메시지로 받은 것이다.

PC 카카오톡 자동 로그인 시 스마트폰에 일반적으로 오는 알람

홀로 사는 A씨는 자신이 외출한 틈을 타 집 안에 누군가 침입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A씨의 의심이 사실이라면 침입자는 현관문 도어락 비밀번호까지 알고 있었다는 게 된다. 심지어 A씨가 집 안에서 사용하는 노트북 비밀번호를 풀었다는 점을 미루어볼 때 해킹 혹은 몰래카메라 범죄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있다. A씨는 두 비밀번호 모두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숫자들과 특수문자 등으로 조합해 만든 것이기 때문에 단순한 추측으로는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이 알람을 받은 직후 곧바로 오피스텔로 돌아와 관리실에 보관된 CCTV 영상을 살폈다. 그 결과 알림이 도착하기 10여분 전 A씨 집 앞에 선 한 남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A씨는 경찰에 신고 전화를 했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 CCTV 영상을 직접 검토했다. 그러나 A씨의 오피스텔과 CCTV 사이의 거리가 멀어, 실제로 의문의 남성이 A씨 집에 침입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현재 A씨 옆집 주민 등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A씨가 CCTV 영상 속에서 목격한 남성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사건 후 A씨의 집에서 사라진 물건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집에 들어왔을 때 평소 열지 않았던 서랍이 열린 상태였다”며 “내가 비밀번호를 알려준 사람은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경찰에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