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 “유희석보다 아주대병원이 더 구역질”

입력 2020-01-17 07:49
연합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가 유의석 아주대의료원원장의 욕설보다 병원 측 태도에 더 큰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유 원장이 이 교수에게 폭언을 하는 녹취가 공개됐다. 유 원장은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가 말이야. 나랑 한 판 붙을래?”라고 말했고 이 교수는 힘 없이 “그런게 아니다”는 답만 내놨다. 이 교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 “직원 정원 때문”이라며 “계약직 직원의 근무기간을 줄이겠다고 해서 그러면 안 된다고 설명하러 갔었다”고 밝혔다.

앞서 이 교수가 침묵을 지키는 사이, 그와 유 원장의 오래된 갈등이 폭발한 것을 두고 병상 문제가 지적됐다. 그러자 병원 측은 “내부 공사로 전체 병실이 부족했던 시기에 잠시 그랬던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교수는 논란이 일자 여러 매체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병실 부족 문제를 병원 측이 의도적으로 외면해놓고 발뺌한다는 것이다. 그는 적자가 나지도 않았는데 병원에서 필요없는 센터처럼 여기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런 입장을 내는 병원에서 일하는 게 구역질이 난다”며 “아무리 도덕이 없어도 그렇지. 무슨 그 따위로 거짓말을 하나. 나 혼자 컴플레인 한다고 말하는데 절대 아니다. 아주대병원 누구에게 물어봐도 다 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병실수리가 시작된 게 언젠지 아느냐. 지난해 10월 말인가 그렇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병실을 안 줬다”며 “본관에 병실이 150여 개 남아도는데도 외상센터에 주지 않게 조장한다.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환자 치료하게 병실 달라는 걸 (안 줘놓고) 거짓말하는 리더십 밑에서 일하는 거 구역질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적자 아닌지 오래됐다. 요즘은 적자 얘기 못한다.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1원 한푼이라도 적자 나면 이거 하겠는가. 앵벌이 뛰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또 “의미가 없는 것 같다. 잘못 산 것 같다”며 “억지로 주위 사람들 희생을 강요했다는 욕도 많이 먹었다. 이제 싫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냐’는 질문에 “병원에서 잘려야 실업수당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또 “혈세로 운영되는 17개의 외상센터가 있는데 아주대병원이 그 중 가장 큰 규모다. 국가에서 지원을 제일 많이 받았다. 작년만해도 63억원을 현금으로 지원받았는데 무슨 골칫덩어리고 적자의 주범인가”라며 “실제로 적자가 난 것도 아닌데 필요없는 조직처럼 여긴다. 그런 병원에서 더 이상 외상센터를 운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 잘할 수 있는 병원이 굉장히 많이 있다. 그런 병원에서 운영하는 게 낫다”고 전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