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이국종 교수와 아주대학교가 겪던 갈등이 유희석 의료원장의 과거 이 교수에게 “때려치워 이 XX야” 등 욕설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터질게 터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초를 다투는 긴급응급환자를 주로 치료하는 외상센터 성격상 국가 등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는 한 운영에 있어 힘든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이 교수는 지난 2017년 11월 5, 6발의 치명적인 총상을 입으면서 판문점을 넘어 귀순한 오청성(26)씨를 기적적으로 살리면서 “외상센터에 오는 환자는 아주 위중한 상황에서 오기 때문에 이송에서부터 치료과정까지 총력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경제적으로는 산술할 수 없다”고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이 교수와 아주대 의료원 측은 지난 수 년 동안 외상환자 진료 규모와 닥터 헬기 운영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 교수는 “병원 측이 외상환자 치료를 노골적으로 막고 있다”고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유 원장 등 의료원 측은 이 교수가 무리하게 헬기 이송을 늘려 병원 경영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이번 ‘욕설 논란’이 화약고가 된셈이다.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회는 16일 ‘욕설 논란’과 관련 병원 의료진 등에게 보낸 이메일 성명을 통해 “언어폭력은 사건의 동기나 그 이면의 갈등과 상관없이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우리 의료원의 최고 경영자가 가해 당사자라는 사실에 대해 깊은 우려와 자괴감을 느낀다”면서 “의료원장은 이 교수와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즉시 의료원장에서 물러가라”고 했다.
앞서 이 교수가 해군 순항 훈련에 참여 중이던 지난 13일 유 의료원장이 과거 이 교수에게 “때려치워 이 XX야” 등 욕설하는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이 보도됐다.
해군 순항 훈련에 참가했던 이 교수는 15일 경남 진해 군항을 통해 한 달만에 귀국해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