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반가운 비 소식… ‘최악의 산불’ 호주에 폭우 쏟아져

입력 2020-01-16 16:47 수정 2020-01-16 16:48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9월 호주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불탄 숲만 1000만 헥타르에 이른다. 서울시 면적의 165배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아직까지 122곳이 불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밤부터 호주 일대에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 비로 16일 오전까지 32군데의 산불이 잡혔다. 이번 비는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라서 산불 진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호주 비 소식을 전하는 외신들에 따르면 가장 많은 산불 피해를 입은 뉴사우스웨일스주부터 캔버라가 위치한 수도특구, 현재 산불이 가장 왕성한 빅토리아주 지역까지 단비가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가끔 이슬비나 소나기성 비가 내린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장대비가 여러 날 동안 내리는 것은 산불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호주 산불 지역에 큰비 소식을 전하는 채널9뉴스.

비로 인해 산불 연기가 상당 부분 사라지면서 시드니 시민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번졌다. 뉴사우스웨일스주 지역화재방제청 소속 벤 세퍼드는 이번 비 소식에 대해 “지난 몇 달 동안 우리가 들은 가장 긍정적인 뉴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가장 많은 산불이 타고 있는 빅토리아주의 세인트 알반 지역에는 15일 밤 시속 137㎞의 강풍을 동반한 77㎜의 폭우가 쏟아져 산불 진압에 도움을 주는 한편 비로 인한 피해까지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비가 호주 산불 사태에 도움이자 또 다른 위기일 수도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산불 진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나무들이 잿더미로 변해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한 폭풍우가 홍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최희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