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필리핀 이재민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16일 필리핀 탈(Taal) 화산 분출로 피해를 본 4만5000여명의 이재민을 돕고자 미화 20만 달러(한화 약 2억원)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필리핀 적십자사를 통해 지원할 예정”이라며 “대피소에 수용된 이재민에게 구호품 등을 신속히 제공함으로써 조속한 생활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가량 떨어진 섬에서 지난 12일 화산이 폭발했다. 이번 폭발로 직접적인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지역 주민과 관광객 3만여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반경 14㎞ 이내 주민 50만명에게도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다.
지난 12일 폐쇄됐던 마닐라 공항은 13일부터 부분적으로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지만,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 학교는 15일에도 휴업했다.
사태가 장기화할 우려도 제기된다. 레나토 솔리둠 필리핀 지진화산연구소 소장은 지난 14일 “이전에 발생한 탈 화산 폭발이 몇 달간 지속됐다”면서 “현재의 화산 활동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4일에도 용암 활동이 계속되고 높이 800m의 짙은 회색 증기가 분출됐으며 화산재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인근 지역에 계속해서 떨어졌다. 분화구 주변에서 다수의 균열이 새로 나타나고 화산 지진이 이어지는 등 더 크고 위험한 폭발이 발생할 징후도 보였다.
지지화산연구소도 지난 12일 경보 5단계 가운데 4단계를 발령한 뒤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수시간 또는 며칠 안에 위험한 수준의 폭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