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장애인 폄하발언 고칠 수 없을까 “총선 말실수 사태 불보듯”

입력 2020-01-16 16:16 수정 2020-01-16 22:06
정치인들의 잇따른 장애인 폄하 망언이 국민을 바라보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권센터는 16일 성명을 통해 “국민 개개인의 인격을 모독하는 건 심각한 명예훼손으로 그 책임을 분명하게 묻게 돼 있다. 그런데 장애인은 국민이 아닌가? 무시해도 상관없는 대상인가? 비하하고 폄하하며 인격을 짓밟아도, 진정성 없는 사과 한마디로 덮어버리면 끝나는 일인가? 누가 국민의 격을 나눠놓고 계층을 구별하는가? 무슨 권한으로 힘겨운 상황의 국민 다수에게 망언의 비수를 휘두르는가!”라고 따졌다.

정치인의 망언이 망언을 낳는 기이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선천적인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가지고 나와서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 하지만 사고로 장애인이 된 분들은 원래 정상적으로 살던 것에 대한 꿈이 있어 의지가 강하다고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발언 중에서, 2020년 1월 15일)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장애인이 아니다. 삐뚤어진 마음과 그릇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장애인이다.” (자유한국당 대변인 성명 중에서, 2020년 1월 15일)

이같은 말실수에 대해 인권센터는 “정당 대표의 말실수라고 하지만, 정당의 공식 유튜브를 통해 녹화방송이 됐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편집과정에서 전혀 걸러지지 않았다는 건, 그 정당 구성원들의 사고방식과 인권의식이 그 수준에 멈춰 있다는 반증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공당의 대변인 성명은 일개 개인 의원의 발언 차원이 아니다. 사전에 치밀한 내부논의가 진행돼야 하며, 그 과정의 결과로 발표된 성명의 내용은 해당 정당의 공식 견해로써 모든 소속의원들과 당 관계자들의 인식과 의견을 대변한다.”고 꼬집었다.

인권센터는 또 “수많은 논란 속에서도 장애인 폄하 망언이 끊이지 않는다는 건, 무의식 안에 잠재된 자아의 발현이기에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말끝마다 ‘국민을 위해서’, ‘국민의 뜻에 따라서’라는 수식어를 외쳐대지만, 국민을 대하는 실제 본심은 이렇게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사단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이사장 김성재)는 “국민의 인권을 책임져야 할 정치권에서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발언이 무분별하게 난무되는 현실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진정성 있는 공식사과와 재발방지의 확약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