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 논란에 휩싸인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이국종 권역외상센터장 외에 다른 교수에게도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에서는 “나도 이 센터장과 같은 경험이 있다”는 증언이 일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아주대 의대 교수회장인 이은소 교수(피부과)는 “(의료원장의) 사임보다 사과가 우선”이라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추가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16일 중앙일보에 밝혔다. 앞서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회는 병원 의료진 등에게 보낸 이메일 성명을 통해 유 원장의 즉각적인 사퇴와 교수 전체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
이 교수는 “의대 교수회에서 2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꼴로 소식지를 내는데 마침 이 사건이 터지면서 (성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유 원장의 욕설 파문 때문에 따로 낸 성명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어 “외상센터 운영 등의 문제를 다루면 변수가 많고 복잡하다”며 “(회의 결과) 폭언한 것만 교수회가 대변해야 한다고 해서 그 내용만 다뤘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의료원장님이 폭언하신 건 ‘사실’이기 때문에 ‘사실’에 관해서 얘기한 것”이라며 “바꿔 생각해 일반 직원들에게 (폭언을) 했으면 큰 문제가 된다. 교수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게 우리 의견”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 이 센터장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증언이 일부 있었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교수회) 대의원 중에는 없지만 일반 교수 중 몇 분이 같은 경험이 있다고 공유해주셨다”면서 “‘이 센터장만 욕먹은 게 아니다’고 말하는 분이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유 원장은 출장 차 베트남에 체류 중이라고 한다. 이 교수는 교수회 성명 이후 유 원장의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며 “(사과가 없을 경우) 그땐 또 (무엇이든) 요구할 것”이라며 “당사자께서 안 계시니까 오시면 얘기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유 원장의 욕설 파문은 지난 13일 MBC 뉴스데스크가 녹취파일을 공개하며 시작됐다. 파일에는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가 말이야” 등 이 센터장에게 폭언을 퍼붓는 유 원장의 음성이 담겼다. 이어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이 센터장과 아주대가 겪은 갈등들까지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