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전자담배의 아이폰’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던 쥴(JUUL)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
쥴랩스 코리아는 16일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각 국가에서 지역적으로 사업 운영 방식을 재편할 최선의 방법을 검토하고 지역마다 개별적인 조정을 하는 상황”이라며 “한국에서는 우리의 사업 운영 및 전략을 검토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터저널(WSJ)은 쥴랩스가 한국에서 철수하거나 사업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한국 직원들에게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쥴은 지난해 야심 차게 한국에 진출하면서 세련된 외관 등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5월 편의점 등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7월에는 직영 매장인 ‘쥴 스토어 세로수길지점’을 열고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그러나 본고장 미국에서 액상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지난달 우리나라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폐 손상 의심 물질인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 시중 편의점에서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쥴랩스 코리아 역시 이날 “현재 포트폴리오상 한국의 성인 흡연인구의 수요 충족이라는 관점에서 판매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우리는 한국 내에서의 사업을 조정하고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판매 부진을 시인했다.
WSJ은 한국의 엄격한 전자담배 규제 때문에 시장이 협소해 다른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판매가 잘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쥴이 한국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니코틴 함량은 0.7%인데 이는 미국의 3% 내지 5%에 비해 매우 낮은 수치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