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님, 문제는 차별 의식… 깊이 반성하셔야”

입력 2020-01-16 13:51 수정 2020-01-16 13:52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출연한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 영상(왼쪽)과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위원장의 페이스북 글.

발달장애인 동생을 둔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위 위원장이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작심 비판을 했다.

장 위원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애는 그저 장애일 뿐, 누군가가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바로 그 이유로 의지가 강하거나 약한 존재가 되지 않는다”며 “장애를 가졌다는 것이 곧바로 그가 아주 불행한 삶을 살았거나 혹은 그 반대로 아주 훌륭한 삶을 살았다는 의미가 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 방송에서 “선천적인 장애인은 어려서부터 장애를 갖고 나오니까 의지가 좀 약하다”며 “이제 사고가 나서 장애인이 된 분들은 원래 자기가 정상적으로 살던 것에 대한 꿈이 있어서 그분들이 더 의지가 강하다는 얘기를 심리학자한테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장애인 비하’라는 비판에 휩싸이면서 민주당은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이 대표는 또 민주당 출입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저는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 방송에서 ‘선천적인 장애인은 후천적 장애인보다 의지가 약한 경향이 있다’는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한 바 있다”며 “이런 인용 자체가 많은 장애인분들께 상처가 될 수 있는 부적절한 말이었다”고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 영상 캡처

이에 대해 장 위원장은 “문제는 인용이 아니라 대표님의 인식”이라며 “인용을 잘못하신 것에 대해 사과하실 일이 아니라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동등한 인격적 존재로 생각하지 못한 채 신념화된 차별을 반복적 언행으로 드러낸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올라간 민주당의 영상이 ‘편집 영상’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민주당 내의 인권 감수성에도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모든 더불어민주당의 구성원들이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그 몇몇 당원들의 인식에 그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장 위원장은 발달장애인 동생이 18년간 살았던 장애인수용시설에서 나와 언니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을 촬영하기도 했다.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위원장

장 위원장은 또 이 대표가 지난해 12월 28일 전국 장애인 당원들이 모인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신체장애인들보다도 더 한심한 사람들” “정치권에서 말하는 것 보면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 등의 혐오 발언을 쏟아낸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그때도 발언이 문제가 되자 ‘폄하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을 내놓으셨다”며 “부디 그 일을 통해 나중에라도 내면의 차별의식을 깨닫고 개선을 도모하실 것을 바랐습니다만 안타깝게도 대표님은 그 일로부터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표님이 지금까지 해오신 스스로의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차별 발언을 전부 하나하나 되돌아보며 그 잘못을 깨닫고 구체적으로 각각의 차별들에 대해 사과를 하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진정한 반성이 없는 한, 차별의 현실은 결코 평등으로 나아갈 수 없다. 문제는 장애가 아니라 차별이라는 장애 인권운동의 간명한 외침이 21대 국회에서는 크게 울려 퍼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고 덧붙였다.

소설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