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전국의 250만 장애인에게 즉각 사과하고 제대로 된 장애인 인권교육을 받길 바란다”며 재사과를 요구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 공식유튜브 채널 ‘씀’ 인터뷰에서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좀 약하다고 하더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에 이 대표는 해당 발언이 심리학자의 말을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이런 인용 자체가 많은 장애인분들께 상처가 될 수 있는 부적절한 말이었다. 장애인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하며, 차후 인용이라할지라도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사과했다. 지난 2018년 이 대표는 “정치권에는 정신장애인이 많다”고 말해 설화에 휩싸인 바 있다.
전장연은 입장문을 내고 “계속되는 이해찬 대표의 장애인차별 발언은 장애인들에게 탄식을 자아내게 만든다”며 “최근 영입 1호로 민주당이 내세운 (척수장애인) 최혜영 교수로 표 장사 하지 말라”라며 “의지가 강한 선천적 장애인을 만나면 무슨 말로 교언영색할지 궁금해진다”고 비판했다.
발달장애인 동생을 둔 장혜영 정의당 미래정치특위원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대표님의 해명을 보고 이 글을 드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대표님께서 여전히 착각에 빠져계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장 위원장은 “문제는 인용이 아니라 대표님의 인식이다. 인용을 잘못하신 것에 대해 사과하실 일이 아니라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동등한 인격적 존재로 생각하지 못한 채 신념화된 차별을 반복적 언행으로 드러낸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한 반성이 없는 한, 차별의 현실은 결코 평등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장 위원장은 이 대표 발언을 문제 삼은 자유한국당의 논평에 대해서도 “또다른 장애인 비하발언을 일삼았다”고 했다.
한국당은 이 대표 발언이 논란이 되자 곧바로 논평을 내고 말미에 ‘몸이 불편한 사람이 장애인이 아니다. 삐뚤어진 마음과 그릇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야말로 장애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장 위원장은 “언제까지 정치권에서 사회적 약자의 정체성을 왜곡하고 비하하는 발언과 진정성 없는 핑계에 불과한 해명을 들어야하느냐”고 토로했다.
장 위원장은 이 대표를 향해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책임감있게 반성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리라 믿는다”고 촉구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