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잡한 이국종 “어디 숨어 지내다가 배나 탔으면 좋겠다”

입력 2020-01-16 10:07
이국종 교수. 연합뉴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최근 불거진 ‘유희석 원장 욕설’ 논란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이 교수는 해외에서 진행된 해군 순항훈련을 마치고 15일 귀국했다. 그는 입항 행사에는 참가하지 않고 먼저 군부대를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측이 이 교수에게 행사 참여 여부를 물었으나 “먼저 가는 게 좋지 않겠냐”라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이후 가진 일부 언론사 인터뷰에서 착잡한 마음을 짧게 털어놨다. 그는 “바다에 있을 때가 좋았다”며 “10m짜리 파도를 맞는 게 더 낫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말에 “어디 숨어지내다가 (이번처럼) 배나 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15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진해군항에서 열린 해군 순항훈련전단 입항 행사에서 취재진이 해군 관계자에게 이국종 아주대학교 교수 관련 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교수는 이날 관련 논란을 언급하며 아주대 측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아주대가 언론 등 외부에 전한 해명을 강하게 비난했다.

앞서 이 교수는 권역외상센터의 병실이 매우 부족한데도 아주대 측이 의도적으로 이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아주대 측은 “내부 공사로 인해 전체적으로 병실이 부족했던 시기에 잠시 그랬던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었다.

이 교수는 “무슨 그따위 거짓말을 하느냐”며 “병실은 언제나 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죽을 힘을 다해서 어떻게든 밀어붙여 보려고 했는데 이제 안 되겠다”며 지친 기색을 보였다.

‘유희석 원장 욕설’ 논란은 이 교수가 해군 순항훈련 중이던 지난 13일 시작됐다. 유희석 아주대병원 의료원장이 과거 이 교수에게 욕설을 퍼붓는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된 것이다. 이어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이 교수와 아주대 측이 대립하며 생긴 갈등도 알려졌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