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욕설 논란과 관련해 “성실하게 진료하라고 혼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이자 아주대 교수는 “거짓말 리더십에 구역질이 난다”며 격분했다.
중앙일보는 15일 오후 3시쯤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별관에서 유 원장을 만나 욕설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이에 대해 유 원장은 “4~5년 전 얘기다”라며 “근태 열심히 하고 성실하게 하고 정직하게 진료하라고 그랬다고 야단쳤더니…”라고 답했다.
유 원장은 이어 “더 할 말이 없다”며 “해당 사건과 관련해 인터뷰를 일절 안 하고 있다. 이국종 교수가 내 제자다. 제자하고 관련된 이런 거로 인터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군항으로 귀국한 이국종 교수는 취재진을 피해 먼저 자리를 떴다.
이후 이뤄진 중앙일보와를 비롯해 SBS 등 몇몇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유 원장과 병원 측이 거짓말 하고 있다 분통을 터뜨렸다. 이 교수는 중앙일보에 “진료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면 어떤 처벌이든, 감방이라도 갈 수 있다”며 인사 관련 문제로 욕설을 들었다고 반박했다.
“인사 때문에 그때 나에게 욕을 했다”고 한 이 교수는 “유 원장이 2년 파견 나온 직원을 1년 파견으로 잘못 보고 그리 한 거다. 1시간 가까이 쌍욕을 먹었다. 잘못해 꾸지람을 받는 거라고 그랬다는데, 내가 진료를 게을리 한 적이 있다면 욕을 먹어도 싸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그때만 그랬냐는 질문에 “2015년엔 보건복지부에서 아주대병원 현지실사를 나왔는데도 복지부 공무원 앞에서 유 원장이 ‘이XX야 때려쳐’, ‘이 XX야’ 라고 쌍욕을 퍼부었다”며 “대단한 것도 아닌데 나만 이상한 놈 만들고...”라고 말했다.
왜 반박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 교수는 “외상센터가 날아갈 수 있으니까 어떻게든 끌고 오려고 맞춰줬다”고 답했다. “내가 그렇게 욕먹을 정도로 살지 않았다. 한 번도 진료 갖고 의료원장에게 욕먹은 적은 없다. 누구한테도”라고 한 이 교수는 “그런 사람이면 내가 쌍욕을 먹어도 마땅하다. 진료를 어떻게 보는지 그 사람들은 관심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본관에 병실이 150여 개가 남아도는데도 노골적으로 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병원에서 원칙대로 하자고 했다는 말에는 “누가 세운 원칙이냐. 환자 잘 보는 게 원칙이다. 지원금 받으면서 운영을 스탠다드대로 하면 안 된다. 외상센터만을 위해 뭘 해달라고 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임금을 올려달라는 거냐. 뭘 해달라는 거냐”고 반문한 이 교수는 “환자 치료하게 병실 달라는 걸 가자미눈 뜨고 독사 같이 바라보면 어쩌란 말이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거짓말을 하는 리더십 밑에서 일을 하는 게 구역질 난다. 내 인생에 구역질이 난다. 쌍욕 먹으면서도 어떻게든 좋게 해결해보려고 굽신굽신하고 ‘잘 봐달라’ ‘오해십니다’라고 풀려고 한 게 굉장히 후회된다”며 격분했다.
이 교수는 SBS와의 인터뷰에서도 병실 공사 때문에 병상 배정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병원 측의 주장에 대해 이 교수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무리 도덕이 없어도 그렇지. 무슨 XX치들도 아니고 그따위로 거짓말을 하냐?”고 한 이 교수는 “내가 정신병자냐?”고 반문했다. “수리가 시작된 게 언제인데. 병동 수리가 시작된 게 지난해 10월 말인가 그렇다”고 한 이 교수는 “우리는 언제나 병실을 그따위로 하면서 안 줬다”고 주장했다.
“다른 사람(의료진) 이름으로 위장 입원시키고 우리가 봐 준다”고 한 이교수는 “그 짓 까지 한다. 교묘하게 입원장 안 주게 하고. 외상센터에 있는 의사들은 업무를 못 보게 하고. 환자가 죽건 말건. 그런 식으로 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또 “내가 죽을힘을 다해 어떻게든 밀어붙여 보려고 했다. 죽을 힘을 다해서. 아, 이제 안 되겠다”고 체념했다. 이에 대해 아주대병원 측은 “사태에 대한 경과를 지켜본 후 입장문을 발표할지 검토할 계획”이라며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은 4~5년 전 이 교수가 녹음한 파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 의료원장은 이 교수에게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말이야. 나랑 한판 붙을래 너?”라고 욕설하는 내용이 담기 녹취록이 공개됐다. 이같은 욕설에 이 교수는 힘없이 “아닙니다, 그런 거”라고 답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