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중단하고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을 앞둔 가운데, 미국이 2단계 무역협상에서 대중 관세를 추가 완화할 수 있다는 의향을 밝혔다. 다만 중국이 1단계 합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 관세를 재부과할 수 있다고도 했다.
CNBC방송은 14일(현지시간)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향후 중국과의 2단계 무역협상에서 “이번 (1단계) 합의에서 일부 (관세) 철회가 있었던 것처럼 2단계에서도 추가 철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은 그러면서 “2단계는 2A, 2B, 2C의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지켜보자”고 말했다. 2단계 무역 협상에서는 추가 관세 철회가 여러 단계로 분할 진행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므누신 장관은 “첫 번째 조치는 (합의) 이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는 중국이 테이블로 돌아와 아직 풀리지 않은 추가적 문제들에 관해 합의하도록 큰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1단계 합의 사항을 준수할 경우 인센티브를 통해 2단계 합의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추가 인하는 앞으로 최소 10개월간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 이행 여부를 지켜본 뒤 논의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 2년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핵심 쟁점이던 ‘강제 기술이전 금지’ ‘지식재산권 보호’ 등은 1단계 합의에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인정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며 “중국은 규칙과 규제를 바꾸기 위해 매우 중대한 법률을 마련하겠다고 동의했다. 강제적인 기술 이전이 없을 것이라고 우리 기업들에 매우 강력한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그러면서 중국이 1단계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다시 부과하거나 인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은 15일(현지시간·한국시간 16일 새벽) 워싱턴 백악관에서 1단계 무역 합의 서명식을 열고 86쪽 가량의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이다. 앞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명식 전날 밤에는 만찬, 서명식 후에는 오찬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은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로 구매하는 동시에 지식재산권과 금융 서비스 등에서 개혁을 하고, 미국은 대중국 추가 관세 철회 및 일부 제품의 기존 관세율을 낮추는 게 골자다. 양국은 이에 따라 일단 휴전 모드에 들어섰지만 또 다른 난관인 2단계 협상이 남아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