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21대 총선에서 고향인 경남 밀양·창녕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도지사를 지낸 홍 전 대표는 서울 동대문에서만 4선을 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제14회 대학생 리더십 아카카데미’ 강연에서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 출마 사실을 전했다. 이 지역은 현역으로 있었던 엄용수 한국당 의원이 2억원의 불법 선거 자금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 공석으로 있다.
홍 전 대표는 “부산·울산시장, 경남도지사가 모두 민주당 소속이고 기초단체장 65%가 민주당이다. 역대 선거에서 PK 지역에서 60% 이상 득표하지 않고 선거에 이기지 못했다”면서 “내년 선거에서 핵심지역인 PK 민심인데 축이 되는 정치인이 없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PK 지역의 축이었던 김무성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한 만큼, 본인이 역할을 이어받아 경남 선거를 이끌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 전 대표는 한국당 후보로 뛸 경우, PK 지역을 돌아다니며 지원 유세를 하겠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가 PK 지역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와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간 한국당 지도부는 잠룡급 자원들은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홍 전 대표는 ‘험지 출마론’과 관련해 기자들과 만나 “영남 중진 중 강북에서 당선될 사람들이 한 사람이라도 있느냐. 그렇게 얘기하지 말고 중진 용퇴론부터 이야기하는 게 순서”라며 “당에서 나하고 한 번이라도 통화하고 연락하고서 그런 말을 하는 건지 참 어이가 없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또 “한국당이 1당이 되려면 영남지역을 석권해야 하는데, 지금은 PK 지역 3분의 1이 날아갈 수도 있다”며 “지금 중앙당 하는 대로라면 80석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