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억 이하 아파트값 상승폭 커져…정부 “풍선효과 없다” 반박

입력 2020-01-15 14:02 수정 2020-01-15 16:40

12·16대책 이후 규제 대상이 된 고가 아파트 가격 오름세는 둔화한 반면, 서울 9억 이하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더 커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정부가 집값 상승 상황에 따라 추가 규제 대책을 내놓겠다고 천명한 상황이라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15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을 전수조사한 결과 추가 대출 규제가 없는 9억원 이하 아파트값은 2주 전 0.26%에서 지난주에는 0.28%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9억원 이하 아파트값은 서울 25개 전체 가운데 13개 구에서 상승폭이 전주보다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성북구의 경우 지난주 9억원 이하 아파트값이 2주 전보다 0.77% 올랐고 동대문구(0.69%), 영등포구(0.51%), 용산구(0.44%)·중구(0.44%), 금천구(0.31%) 등도 9억원 이하 아파트값이 서울 평균 이상 뛰었다.

반면, 15억원 초과 아파트 가격은 그 전 주 대비 0.0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 전 주 서울 지역 15억원 초과 아파트값이 0.29%(조사 기준일 12월 30일) 오른 것에 비해 상승폭이 크게 둔화한 수치다.


12·16대책 이후 15억원 초과 주택구입용 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수억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고, 거래는 급감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고가 아파트 거래량도 급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12·16대책 이후 30일 간 거래 신고된 아파트 건수는 총 1922건으로, 이 가운데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량은 71건, 전체의 3.7%를 기록했다.

이는 12·16대책 이전 30일간 15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이 전체의 8.3%이었던 것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9억 초과∼15억원 이하의 아파트값도 9억원 초과 부분의 주택담보대출비율이 종전 40%에서 20%로 축소되면서 같은 기간 0.33%에서 0.25%로 오름폭이 소폭 둔화했다.

특히 강남4구의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아파트값은 2주 전 0.33%에서 지난주 0.25%로 상승폭이 감소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반박했다.

국토부는 이날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9억원 이하 아파트값도 서울 전체적으로 지난달 셋째주 0.17%에서 최근 0.12%로, 강남 4구는 0.36%에서 0.24%로 상승폭이 둔화했다며 '풍선효과'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국토부는 “그간 집값 상승을 견인해왔던 15억원 초과 초고가주택은 12월 5주부터 하락 전환됐고, 9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도 서울 전체 뿐만 아니라 강남에서도 상승폭이 둔화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풍선효과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과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아파트값은 시중은행이 대출을 집행할 때 직접 참고하는 시세 가이드라인이다. 그러나 갑작스런 변수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때에는 조사 결과가 서로 상이한 경우가 종종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