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대피소 바닥서 밥 먹는 필리핀 아이들… 손발엔 검은 때

입력 2020-01-15 11:33
14일(현지시간) 필리핀 남부 바탕가스주 레머리의 대피소에서 피난 어린이들이 식사하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12일 필리핀 탈(Taal) 화산이 폭발한 이후 인근지역 주민들 수만 명이 대피소로 피신해 생활하고 있다.

15일 현지 언론과 외신은 필리핀 남부 바탕가스주 타나완의 한 대피소 모습을 전했다. 주민들은 종이박스를 이용해 구역을 만든 뒤 이불, 담요, 우산 등 각종 생활용품을 구비했다. 생수 한 통과 음식을 얻은 아이들은 바닥에 앉아 식사를 했으며, 아이들의 손과 발에는 검은 때가 묻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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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주민들은 비상식량과 구호품을 받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아이들도 빽빽하게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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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쓴 주민들도 흔히 보였다. 최근 필리핀 내에서는 화산재 영향으로 호흡기 질환자가 속출하면서 방진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정부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마스크 지원을 요청했다. 마스크 품귀현상을 이용해 바가지를 씌우거나 품질을 속이는 악덕 업주를 단속하고 있다.

탈 화산의 용암 분출로 더 강력하고 위험한 폭발이 예상되면서 인근 주민 수만 명이 대피하고 있다. 뉴시스

레나토 솔리둠 필리핀 지진화산연구소 소장은 “현재의 화산 활동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폭발적인 분출 가능성에 대한 경보는 아마 몇 주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지진화산연구소는 지난 12일 탈 화산에서 높이 10∼15㎞에 달하는 테프라(화산재 등 화산 폭발로 생성된 모든 종류의 쇄설물) 기둥이 형성되고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의 케손시 북쪽에까지 화산재가 떨어지자 경보 5단계 가운데 4단계를 발령해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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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폐쇄됐던 마닐라 공항은 13일부터 부분적으로 항공기 운항을 재개했다. 모든 항공기 운항을 정상화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탈 화산 폭발로 1911년과 1965년에 각각 1300명, 200명이 사망했다. 이번 화산 폭발로 인해 직접적인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보고는 없었다. 우리나라 교민 피해도 접수되지 않았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