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아주대 교수가 15일 오전 해군 순향훈련전단과 귀국했으나 입항 행사 전 군 부대를 빠져나갔다.
이 교수는 14일 오후 2시쯤 진해군항 인근 묘박지에서 검역 등 절차를 거친 뒤 15일 오전 8시30분쯤 진해군항을 통해 귀국했다. 귀국한 이 교수는 오전 9시쯤 아주대병원 관계자와 함께 자리를 떴다.
이 교수는 해군 명예 중령으로 장기훈련 의료체계를 현장에서 확인하면서 의료진 활동 등 개선 방안을 확인하고자 지난해 12월 해군 순항훈련에 편승했다.
해군 공보참모는 14일 이 교수에게 순항훈련전단 입항 환영 행사에 참여 여부를 확인했으나 이 교수가 “먼저 가는 게 좋지 않겠냐”고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유희석 아주대학교의료원 원장과 이 교수가 나눈 대화에서 유 원장이 이 교수에게 욕설한 내용이 공개됐다. 녹취에서 유 원장은 이 교수를 향해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가 말이야”라며 욕설이 담긴 막말을 했다. 이어 유 원장은 “나랑 한판 붙을래 너?”라고 말했고 이 교수는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문제가 된 녹음파일은 2015∼2016년쯤 권역외상센터와 병원 내 다른 진료과와의 협진 문제를 두고 아주대의료원의 유희석 원장과 이 교수가 말다툼하다가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 따르면 양측은 아주대병원이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된 2013년 무렵부터 불협화음을 내기 시작했다.
아주대병원은 2002년 중증외상환자 진료 시스템을 가동하고 2010년에 중증외상 특성화센터로 지정된 뒤 3년 만에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됐다. 그러나 권역외상센터의 실질적인 운영방안을 두고 이 교수가 직접 목소리를 내면서 아주대 측과 긴장 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자신의 실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권역외상센터 운영에 자신감과 애착을 보였고, 아주대 측은 전체적인 병원 살림을 앞세우면서 긴장 관계는 점차 갈등 양상으로 번졌다. 문제의 욕설 대화도 이 와중에 흘러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병원과의 갈등이 수년째 지속되면서 마음을 추스리기 위해 병원을 떠나 해군 훈련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