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고용 13년만 최고치”라면서도
30·40대 취업자 25개월 연속 감소 언급 안 해
“지난해 경제성장률 2%…어려움 속 선방”
타다를 ‘혁신적 사업’ 규정 檢·與와 온도차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우리 경제에서 부정적 지표는 점점 적어지고, 긍정적 지표는 점점 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올해 경제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취지를 담은 발언이다. 다만 전체 경제지표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정부에 유리한 지표만 골라 부각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지표는 늘 긍정적 지표와 부정적 지표가 혼재한다”면서 “분명한 것은 부정적 지표는 점점 적어지고, 긍정적 지표는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7일 신년사를 언급하며 “경제에 대해 긍정적 말씀을 드리면 현실 경제의 어려움을 제대로 모르고 (대통령이) 안이하게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다”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신년사에서 “지난해 신규 취업자(1~11월 평균)가 28만명 증가해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했고, 청년 고용률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또 상용직 증가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50만명 이상 늘고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줄어드는 등 고용의 질도 좋아졌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지표를 보다 많이 말했을 수는 있지만, 제가 말한 내용은 전부 사실”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9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70% 가까이 감소한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전체 고용률마저 마이너스(-0.1%)로 돌아섰던 2018년에 비해 지난해엔 상대적으로 일부 고용지표가 개선된 걸 긍정지표로 언급한 것이다. 30·40대 취업자 수는 2018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25개월 연속 감소했다.
한국 경제의 허리인 제조업 부진을 보여주는 지표도 있다. 전체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늘었지만,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줄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도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수출이 좋아지는 기미를 보였다. 1월 1~10일 수출이 5.3%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틀린 수치는 아니다. 다만 한국의 수출은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12월에 바닥을 찍고 올해 1월 반등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경제성장률과 관련해 “2% 정도 되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과거보다 많이 낮아졌지만, ‘30·50클럽(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 중에 미국 다음이다. 어려움 속에서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택시 업계와 차량호출서비스 ‘타다’의 갈등을 얘기하면서 혁신을 둘러싼 미묘한 온도 차이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기존의 택시하는 분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타다 같은 혁신적 사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구 산업 간의 갈등을 해소할 사회적 타협기구 필요성도 언급했다. 검찰은 타다를 ‘불법 택시영업’으로 규정하고 있고, 여당은 ‘타다 금지법’을 발의했다. 타다를 혁신으로 보지 않는 셈이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