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역구인 경기도 일산서구 행사에서 지역주민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당에 대한 일산 지역 여론이 악화하는 가운데 김 장관의 발언으로 민심 이탈이 가속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보수 유튜브 채널 ‘일산TV’가 14일 올린 영상에는 김 장관이 항의하는 지역주민을 향해 “그동안 동네 물이 많이 나빠졌네”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겼다. 1분가량의 영상은 지난 12일 고양시 일산서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신년회 행사에서 촬영됐다.
영상에 따르면 지역주민들과 포옹을 하며 인사를 나누는 김 장관에게 한 시민이 휴대전화로 촬영을 하며 “고양시 안 망쳐졌어요?”라고 항의했다. 김 장관은 “안 망쳐졌어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답했다. 이 시민이 계속해서 김 장관을 따라다니며 “장관님 고양시 안 망쳐졌어요?”라고 되물었고 김 장관은 웃으며 “네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또 “아니에요? 고양시 안 망쳐졌어요?”라고 묻자 김 장관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그동안 동네 물이 많이 나빠졌네”라며 맞받아쳤다. 이에 시민이 “그쵸 동네 물이 많이 나빠졌죠? 인상 무서우시네요”라고 비아냥대자 일부 지역주민들이 말리는 모습이 포함됐다.
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김 장관은 지난 3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장관은 불출마 선언 당시 “일산서구 주민들의 지지와 성원이 오늘 저를 장관으로 만들어주셨고 3선 의원으로 만들어줬다. 일산서구 주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울먹였다. 불출마 선언 후 지역주민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저는 여러분과 늘 이어져 있다. 어느 자리에 있든 일산의 성장과 일산서구 주민 여러분을 위해 변함없이 노력할 것”이라며 일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과 3기 신도시 정책 등으로 김 장관에 대한 지역 민심은 싸늘한 상태다. 민주당은 일산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검토 중이다. 김 장관의 발언에 대해 국토부와 민주당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