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지오씨에게 후원금 반환을 요청하는 소송의 첫 재판이 14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9단독(부장판사 조정현)은 이날 오전 10시40분 총 3023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앞서 윤씨에게 후원한 오모씨 등 439명은 윤씨를 상대로 후원금 반환 소송을 냈다.
윤씨는 고(故) 장자연씨 사건의 증언자다. 그는 증언자들을 위한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을 설립하면서 후원금을 모집했다. 온라인 라이브 방송 등으로 개인 계좌 및 본인이 설립한 단체 후원 계좌를 공개했다. 증언자들의 경호비 등을 부담한다고 했다. 하지만 사적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소송을 제기한 오씨 등은 “장자연 사건 증인으로 자처하며 여러 가지 어려움을 호소해 윤씨를 후원했다”며 “하지만 모든 게 허위거나 극히 과장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후원금 1023만원에 정신적 위자료 2000만원을 청구했다.
오씨 측 대리인은 “윤씨가 본인 영달을 위해 후원자들을 기망한 부분에 대해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청구하는 소송”이라며 “윤씨의 진실성을 믿고 후원했던 선의가 악용된 것을 입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원자들은) 마이너스 통장에서 후원하기도 하고, 분유값을 아껴 후원하기도 했다”며 “윤씨가 진실하다고 믿고 그러한 용기에 감복해서 후원한 것인데 훼손됐다고 생각해 윤씨가 어떤 행동을 한 것인지 입증받고자 한다”고 전했다.
경찰은 모금 내역과 사용처 등을 검토하면서 대면조사를 시도했으나 윤씨는 소환요구에 불응했다.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 발부, 여권 무효화 등 신병 확보를 위한 조치에 나섰다. 최종 소재지가 확인되면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윤씨는 캐나다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지난달 31일 ‘지상의 빛’ 웹사이트 임시 오픈 페이지를 공개했다. 그는 “몇 달 전 웹사이트 정식 오픈 과정에서 각종 유언비어가 등장했다”며 “투명하게 연대자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가에서 보호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증언자, 목격자, 제2의 피해자에 대한 지원 신청은 이메일을 통해 받고 있다”며 “회의를 통해 경호비·생활비·진료비 일부를 지원한다”고 썼다.
이어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던 2019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수많은 어뷰징 뉴스와 부당한 상황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었고 성숙해지는 과정으로 여기며 주어진 하루에 감사하는 사람이 됐다”며 “후원해준 많은 분과 묵묵히 ‘지상의 빛’의 여러가지 상황을 염려하고 기다려 준 모든 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 전한다”고 했다.
인터폴 적색수배 발부 소식이 알려진 직후에는 “인터폴 적색수사는 내게는 애초에 해당되지 않는다. 선의로 모아진 후원금을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을 경찰도 알고있다”며 “공익제보자 보호법과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배하는 행위다. 많은 가해 속에서도 3분께 매달 생활비를 지원하고 있다. 부끄럽지 않게 진실을 위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