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00’ 위안부 깜박 속인 취업 광고 대학생 근황

입력 2020-01-14 09:47 수정 2020-01-14 14:24


아무런 조건 없이 월급 300만원을 준다는 신입사원 모집 광고로 위안부 할머니 피해 사실을 알린 대학생이 장학금을 받게 됐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돕는 기업이 직접 나섰다.

마리몬드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상기시키는 광고를 제작한 대학생인 엄규성(24)씨에게 감사의 의미로 장학금 300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구가톨릭대학교 광고홍보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엄씨는 지난달 학교 중앙도서관에 ‘신입사원 모집’ 공고를 붙였다. 경력과 학력, 나이에 상관없이 월급 300만원 이상을 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합격자에게 직접 합격 통보가 갈 것이며, 회사는 가족 같은 분위기라고 명시했다.

그러나 이 광고를 보고 진짜 지원하기로 한 사람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원서 작성과 상세요강을 보기 위해 QR코드를 찍어보면 ‘1930년 그들도 속았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위안부 피해 여성이 눈물을 훔치는 사진이 나온다.

엄규성씨가 만든 광고 속 이미지. 연합뉴스


마리몬드는 위안부 피해자로부터 받은 영감으로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위안부 단체에 기부한다. 마리몬드는 엄씨의 광고 제작 의도와 의미가 인권을 위해 행동하고 폭력에 반대하는 브랜드의 철학과 닮았다고 판단해 장학금을 지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엄씨가 제작한 광고를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서 진행하는 마리몬드 글로벌 캠페인에 활용하기로 협의했다.

2019년 7월 기준으로 마리몬드의 누적 기부액은 22억 2807만원이다. 위안부 할머니의 이름을 딴 ‘김복동 장학금’과 ‘이순덕 장학금’을 지원하는 ‘마리몬드 피스가드너 장학금’을 운영하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