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여왕 “해리 왕자 부부 독립선언 수용한다”

입력 2020-01-14 06:13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현지시각으로 13일 왕실에서 독립하겠다는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의 뜻을 수용하기로 했다.

BBC 등에 따르면 여왕은 이날 해리 왕자의 향후 거취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개최한 뒤 성명을 내고 해리 왕자 내외가 ‘전환기(period of transition)’를 가지며 영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생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늘 손자와 그 가족들의 미래에 관해 매우 건설적인 토론을 했다”고 밝힌 여왕은 “우리 가족과 나는 젊은 가족으로서 새로운 삶을 만들고 싶다는 해리와 메건의 열망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들이 ‘로열패밀리’의 일원으로 늘 함께하길 선호해왔지만, 여전히 가족의 가치 있는 부분으로 남아있는 가운데 좀 더 독립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그들의 희망을 존중하고 이해한다”고 한 여왕은 “해리와 메건은 새로운 삶을 사는 데 있어 공공재원에 의존하고 싶지 않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전했다.

여왕은 이어 “그들이 영국과 캐나다에서 시간을 보내는 데 과도기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모였다”며 “여전히 우리 가족이 해결해야 할 복잡한 문제가 있으며 해야 할 일이 남이 있다. 나는 최종 결론을 빠르게 내릴 것을 당부했다”고 했다.

앞서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는 지난 8일 왕실 고위 구성원 자리를 내려놓고 재정적으로 독립하겠다고 선언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이 결정을 인스타그램과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했으며 여왕이나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와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왕은 해리 왕자 내외의 향후 거취 결정을 위한 긴급회의를 13일 소집했다.

앞서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윌리엄 왕세손의 지속적인 괴롭힘 때문에 왕실에서 밀려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윌리엄 왕세손과 동생 해리 왕자는 13일 공동성명 내고 해리 왕자의 독립 문제와 관련해 이들의 불화를 겪고 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