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강경화 “호르무즈, 美 생각 들어보고 정부 결정에 참고”

입력 2020-01-13 16:45 수정 2020-01-13 16:52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3일 한미 외교장관회담 참석을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하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3일 오후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강 장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대북 공조 방안, 중동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강 장관은 이날 떠나기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난 지 꽤 오래됐다. 현안 얘기할 게 많이 있다”며 “북한 문제와 양자 현안, 최근 중동 문제 등 포괄적 협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은 지난해 3월 말 워싱턴DC에서 열린 후 9개월여만이다.

강 장관은 이어 “(호르무즈 호위 참여) 문제에 대해선 정부에서 검토 중이다”라며 “미 측의 지금 생각을 들어보고, 이번에 나눈 얘기가 (정부 결정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유조선에 대한 피격사건이 잇따르자 그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민간선박 보호를 위한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 동참을 한국 및 동맹국에게 요청했다. 이란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한국에 강하게 공동방위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강 장관은 한미 외교장관회담 직후 열릴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 대해서는 “최근 한반도 문제에 대해 3국 간 평가를 공유하고, 공조 방안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 관계 해법에 대해선 “일단은 지금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이 없다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면서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방안들을 공유하고 장관 사이의 협의뿐 아니라 본부장 차원의 협의가 계속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번 출장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기본적으로 지난해 말 정상회담에서 공유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제징용 피해자 측이 제안한 공동협의체도 협의가 이뤄질지 여부엔 “정부의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며 한일 간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답했다.

강 장관은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도 13일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한일회담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도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세원 기자 o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