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한 커플이 화산재를 뿜어내는 필리핀 탈(Taal) 화산을 배경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1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치노 배플럿과 캣 배플러 부부는 이날 오후 탈 화산에서 16㎞ 가량 떨어진 타가이타이 시의 사바나 농장에서 야외 결혼식을 치렀다.
사진작가 랜돌프 에번이 공개한 결혼식 사진을 보면 탈 화산에서 나오는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부부는 화산이 폭발하는 속에서 결혼식을 강행했다. 하객들도 부부가 사랑의 서약을 할 때까지 결혼식장을 지켰다.
사진작가 에번은 “화산 폭발 관련 소식을 SNS에서 계속 확인하면서 긴장하고 있었다”면서 “실시간으로 발령되는 경보를 보면서 화산 폭발 단계가 격상하고 있음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경우 (결혼식을) 어떻게 해야 할지 우리끼리 신중하게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가량 떨어진 탈 화산섬에서 화산이 폭발했다. 필리핀 주민과 관광객을 포함해 6000여명이 대피했다. 배플러 부부가 결혼식을 올린 지역은 대피령이 내려진 범위에서 살짝 벗어나 있었다.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는 탈 화산 경보를 5단계 가운데 4단계(위험한 폭발이 몇시간 또는 며칠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수준)로 격상했다. 필리핀 당국은 탈 화산섬 반경 14㎞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 1만여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오후 6시부터는 마닐라 국제공항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