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라이언 “북한과 북·미 협상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 전달”
미국, ‘이란 위협’ 속 북한마저 궤도 이탈 막으려 주력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에 북·미 협상 재개 의사를 전달했다고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표현으로 미국에 도발행위를 하지 않은 것을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북한에 친서를 전달한 데 이어 미국 외교안보 사령탑이 또다시 북한에 대화를 제안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유화적인 제스처가 북·미 대화의 물꼬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지난 10일 가진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미국)는 북한과 접촉해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렸던 (북·미) 협상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 채널들을 통해 그들(북한)에 우리는 협상 경로로 돌아가기를 원하며, 김정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 약속 이행을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북한의 도발 위협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김정은 위원장)가 꽃병을 보낼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우리는 꽃병도, 어떤 종류의 크리스마스 선물도 받지 못했다”면서 “그것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미래에 어떤 종류의 (북한 무기) 실험을 보지 않을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북한이 연말·연시에 위협했던 도발을 감행하지 않은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연이어 대화 손짓을 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 생일을 맞아 친서를 보낸 것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도발을 자제하고 협상 테이블에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계속 발신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나 핵실험 재개 등 도발을 감행했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대화 제안 등 유화적인 스탠스를 취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이 이란과 긴장상태에 있는 것도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란과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에서 북한과도 충돌 상황이 빚어질 경우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북한은 엄포를 놓았던 도발을 자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대감을 심어줬다. 또 이란 문제로 골치가 아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마저 궤도를 이탈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대화 재개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