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했던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을 찾아 “더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방명록에 썼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이 공사관 개관식에 참석해 “자주외교와 한·미 우호의 상징, 우리가 기억해야 할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썼었다.
박 시장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대한제국 공사관을 둘러본 뒤 방명록에 “기억(記憶) 고난의 시대, 당신들의 헌신을 기억하며 더 좋은 나라 만들겠습니다”고 적었다. 여기서 ‘당신들’은 구한말 공사관 조성을 위해 노력한 선조들을 말한다. 박 시장은 이어 “(우리가) 좀 더 좋은 나라, 좀 더 강력한 나라를 만들어가고 한·미 간의 우호를 좀 더 강력하게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방명록에는 여러 고위공직자의 문장이 기록돼 있었다. 지난해 5월 22일 문 대통령이 쓴 첫 문장을 쓴 이후 주로 장관들이 주로 ‘역사를 기억하겠다’고 적었다. 윤석열 검찰총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2018년 12월 4일 “어려운 시절에 수고하신 선조들을 생각해 가슴이 뭉클하다”고 썼다.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은 1889년 2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서양국가에 설치한 외교공관이다. 16년간 미국주재 대한제국 공사관으로 사용됐다. 외교적 지평을 확장하고자 했던 구한말 자주외교의 첫 시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 시장과 캐슬린 스티븐슨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이 동행했다. 이들은 공사관을 돌며 한·미 우호적 외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스티븐슨 소장은 전 주한 미국대사 역임한, 대표적 친한파 인사로 꼽힌다.
공사관 방문에 이어 박 시장은 미국 시민권자 1호로 추정되는 ‘이화손’의 묘터를 찾아 참배했다. 이화손은 미국에서 태어난 최초 한국인 자녀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병에 걸려 숨졌는데, 미국 외교관 ‘세스 펠프스’의 가족묘에 함께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 세스 펠프스는 대한제국 공사관 건물의 직전 주인이었다. 세스 펠프스 가족묘에 묻혀있던 오래된 묘비에서 ‘니화손’이라는 한글이름이 지난해 5월 확인되면서 이화손 묘터가 세상에 알려졌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