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성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태권도 선수 키미아 알리자데 제누린(21)이 12일(현지시간) “이란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알리자데는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는 이란에서 억압받는 수백만 여성 중 한 명”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영국 BBC가 지난해 12월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 중 한 명이다.
그는 “억압받는 여성을 위해 나는 몇 년 동안 기도했다”며 “나는 그들(이란 당국)이 말한 대로 옷을 입었고 그들이 지시하는 대로 말했다. 명령하는 모든 문장을 앵무새처럼 말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여성 선수)는 그들에게 단지 도구일 뿐”이라며 “내 메달을 의무적으로 써야하는 히잡에 집어 넣었고 자신의 공으로 돌려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내 메달을 이용하면서도 동시에 ‘다리를 쭉쭉 뻗는 것은 여자의 덕목이 아니다’라고 모욕했다”며 “유럽에서 나를 초청한 곳은 없고 귀가 솔깃한 제안을 받지도 않았지만 위선과 거짓, 불평등, 아첨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아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어려운 향수병의 고통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적었다.
이란 ISNA통신은 최근 알리자데가 이달 초 훈련 차 네덜란드로 떠나 귀국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알리자데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태권도 57㎏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란이 1948년 올림픽에 출전한 이후 여성 선수가 메달은 딴 건 처음이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