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어린 딸 손 잡고 대피하는 아빠… ‘화산 폭발’ 필리핀 상황

입력 2020-01-13 05:21
이하 연합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가량 떨어진 섬에서 12일(현지시간) 화산이 폭발했다. 필리핀 주민과 관광객을 포함해 최소 6000여 명이 대피했다.



필리핀지진화산연구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경부터 탈 화산에서 폭발 조짐이 관측됐다. 앞서 1911년 폭발 당시 1300여 명, 1965년에는 200여 명이 사망했었다. 매년 관광객 수 천명이 찾아와 분화구까지 트래킹하는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탈 화산에서 시작된 우르릉거리는 소리와 진동은 점차 거세졌다. 오후 7시30분경 증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높이 10~15㎞ 정도의 테프라(화산 폭발로 생긴 쇄설물) 기둥이 만들어졌다. 인근 지역에서 규모 2.9~3.9의 진동이 감지됐다. 화산재는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의 케손시 북쪽까지 멀리 날아갔다.


연구소는 탈 화산 경보를 5단계 가운데 4단계(위험한 폭발이 몇시간 또는 며칠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수준)로 격상했다. 필리핀 당국은 탈 화산섬 반경 14㎞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 1만여 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이곳을 영구 위험지역으로 선포하고 관광객 등의 진입금지 조치도 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마닐라 국제공항 항공기 운항은 전면 중단됐다.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은 “탈 화산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교민은 즉시 대피하고 위험지역 외에 거주하는 교민도 필리핀 정부와 언론의 경보를 예의주시해달라”며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현지 경찰이나 대사관으로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