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털배구’ 마지막 퍼즐은 결국 ‘해결사’ 김연경이었다

입력 2020-01-12 22:41 수정 2020-01-12 22:43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 선수들이 12일 태국 나콘랏차시마 꼬랏찻차이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 결승전에서 태국을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격파하고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 홈페이지

한국 여자배구가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달성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감독 체제에서 완성도를 높여가는 ‘토털배구’는 해결사 본능을 깨운 김연경(엑자시바시)의 힘을 장착하면서 탈아시아급 위력을 발휘했다. 올림픽 본선행의 유일한 경쟁자로 여겼던 태국은 적수가 되지 않았다. 한국은 이제 2020 도쿄올림픽에서 사상 두 번째 메달, 혹은 그 이상의 목표로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12일 태국 나콘랏차시마 꼬랏찻차이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 결승전에서 태국을 세트 스코어 3대 0(25-22 25-20 25-20)으로 격파했다. 대만에 1세트를 빼앗긴 준결승을 제외하고 이번 대회의 모든 경기를 셧아웃으로 승리했다. 세계 정상급인 중국·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을 경쟁자는 없었다.

한국은 타점 높은 스파이크와 강력한 서브로 태국을 공략했다. 한국 선수단의 평균 신장은 182㎝로 태국(176㎝)보다 6㎝나 크다. 서브 에이스는 4-1로 한국의 우위였다. 태국은 이런 한국을 상대로 빠른 속도와 훈련된 수비로 응수했다. 키는 작지만 블로킹에서 9-6으로 한국을 앞질렀다. 태국은 비록 졌지만 모든 세트에서 20점 이상을 뽑아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한국은 태국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특정 선수에게 집중됐던 공격을 고르게 분배한 라바리니 감독의 ‘토털배구’가 완성도 높게 구현되면서다. 대표팀의 ‘주포’로 성장한 레프트 이재영(흥국생명)이 18득점, 라이트 김희진(IBK기업은행)이 9득점, 센터 양효진(현대건설)이 7득점을 기록했다. 이재영의 점프 스파이크, 김희진의 대각 스파이크, 양효진의 블로킹이 1~2세트의 중요한 순간마다 태국의 코트를 ‘폭격’했다.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 선수들이 12일 태국 나콘랏차시마 꼬랏찻차이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 결승전에서 태국을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격파하고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국제배구연맹(FIVB) 홈페이지


가장 중요한 승부에서 당락을 결정한 건 결국 ‘해결사’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두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22득점을 뽑았다. 한국은 3세트 중반 태국에 10-13 역전을 허용했지만 김연경의 서브로 주도권을 되찾았다. 마무리도 결국 김연경의 몫이었다. 24-20으로 앞선 매치포인트에서 김연경의 스파이크는 태국의 블로킹 벽을 뚫었다. 승리를 확정한 순간에 한국 선수들은 부둥켜안고 올림픽 본선 진출을 자축했다.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부터 단 한 번도 본선 진출권을 놓치지 않았다. 앞선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는 8강 진출국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 5위로 완주했다. 본선 최고 성적은 1976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수확한 동메달이다. 한국 여자배구가 지금까지 수확한 유일무이한 메달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