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광덕 “이성윤 검찰국장, ‘좌천 검사장들’에게 조롱 문자”

입력 2020-01-12 18:12
윤석열 검찰총장과 검찰 간부들이 지난 2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참배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법무부는 지난 8일 검찰 간부 32명의 승진·전보인사를 단행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등을 지휘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각각 부산고검 차장, 제주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연합뉴스

최근 단행된 검사장급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에 오른 이성윤(58·사법연수원 23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이번에 좌천성 인사 대상이 된 검사장들에게 독설에 가까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법무부는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반박했지만, 자유한국당은 검찰 중립성 훼손 문제에 당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검찰국장은 인사 대상이 됐던 검찰 고위 간부 여러 명에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문자를 발송한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문자 첫 부분에는 약을 올리는 듯한 표현이 들어가 있고, 중간에는 독설에 가까운 험한 말이 들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지막 부분에는 ‘주님이 함께하길 바란다’는 도저히 정상적으로 이해하기 불가한, 마치 권력에 취해 이성을 잃은 듯한 문자를 보냈다”고 비난했다.

주 의원은 이 국장이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검찰 주요 보직을 잇달아 맡은 데 대해 “전무후무한 코드 특혜 인사”라고도 지적했다. 이 국장은 2018년 대검 반부패부장에 이어 지난해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쳤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첫 검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랐다. ‘빅4’로 불리는 검찰 주요 보직 4곳 중 3곳을 연이어 거친 것을 특혜라고 본 것이다. 이 국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인 데다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됐던 인연이 있다는 게 주 의원 주장이다.

다만 주 의원은 문자 메시지 발송 시점과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주 의원은 “검사장급 이상 여러 명에게 보낸 것은 확실하다”며 법무부 감찰도 촉구했다. 한국당은 13일 추 장관과 이 국장을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의 공범으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법무부는 즉각 반박했다. 법무부는 “이 검찰국장은 이번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전후해 인사 대상이 됐던 여러 간부에게 ‘약을 올리거나 독설에 가까운 험한 말’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없다”며 “(주 의원 주장은)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