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얼굴 1층이 변한다, 화장품·향수 대신 식품관·테마 매장

입력 2020-01-13 07:00
고객들이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1층 푸드마켓에서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명품 화장품이 독차지했던 백화점 1층이 최근 들어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식품관이 들어서거나 전문 테마관으로 꾸며 손님맞이에 나섰다. 백화점 고객들의 소비성향이 변하면서 ‘백화점의 얼굴’이라고 불리는 1층 매장구성도 변하기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영등포점 리빙관 1층과 지하 1층에 4628㎡ 규모의 식품전문관을 열었다고 12일 밝혔다. 백화점 1층은 그동안 화려한 명품과 화장품·향수 매장으로 구성됐다. 고객들의 호응도가 높은 제품이기도 했지만, 소비심리를 자극해 위층 의류 매장으로 연결하는 역할도 컸다. 하지만 신세계는 영등포점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생활과 식품 장르를 함께 구매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고객 소비심리 변화에 따라 기존 성공 공식을 손본 셈이다.

실제로 백화점에서 화장품 매장의 중요성은 다소 줄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이커머스 업체와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면세점을 향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사는 수요는 줄어드는 추세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11월 강남점 별관 1~2층을 통째로 영국의 명품 리빙 편집매장 더 콘란샵으로 탈바꿈 했다. 콘란샵은 영국 인테리어 디자이너 테렌스 콘란 경이 창립한 것으로 가구와 홈데코, 주방용품, 식기 등을 판매하는 프리미엄·럭셔리·하이엔드 매장이다.

롯데백화점은 또 올해 백화점 매장을 물건을 파는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소형 점포를 중심으로 1층에 테마형 전문관을 도입하고 판매 공간 일부를 체험형 공간으로 바꾸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이미 지난해 6월 김포공항점 1층에 쥬라기 월드 특별전을 열었다. 개점 5개월 만에 20만명이 넘는 고객이 다녀갔다. 방문객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11월 말 기준 김포공항점의 신규 고객 유입률은 68.7%로, 다른 점포에 비해 25%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났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천호점 1층 정문 바로 옆에 SPC그룹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그릴리아와 커피전문점 커피앳웍스를 모아놓은 식·음료존 ‘더라운지’를 선보였다. 외식업체에 영업면적만 300㎡를
할애한 이번 시도도 과거라면 상상하기 어려웠던 시도로 여겨진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